"영광이었습니다. 엔트리에 못 들어갈 줄 알았거든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눈에 띄는 LG 트윈스의 변화. 고작 1차전을 치렀을 뿐이지만, 확연하게 드러나는 변화가 있다. 바로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의 진화다. LG 양상문 감독이 '키플레이어'라고 손꼽은 바로 그 인물이다.
스나이더는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1차전 때 펄펄 날았다. 6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1회 첫 타석 때 기록한 우익수 뜬공 역시 방향이 수비의 정면으로 향했기에 잡혔을 뿐이다. 스나이더는 제대로 공을 맞혔다. 안타가 될 타구였다. 그렇게 보면 스나이더는 이날 4안타를 친 것이나 진배없다.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시즌 중 조쉬벨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LG에 합류한 스나이더는 초반에 잠깐 잘했다. 7월8일 잠실 두산전을 시작으로 초반 10경기에서 3할4푼4리(32타수 11안타)에 1홈런 9타점으로 LG 상승세에 기여했다. 그러나 곧 부상을 당해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게 됐다. 7월28일 잠실 롯데전부터 8월7일 창원 NC전까지 6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고, 8월말에는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 있었다.
그러다 시즌 막판 팀에 재합류했다. 양 감독은 스나이더가 팀에 다시 돌아온 이후 늘 칭찬의 말을 했다. "지금은 아니지만, 분명 잘할 수 있을 것이다. 기다려줄 것이다." 하지만 스나이더의 실력은 계속 제자리였다. 원인은 엉뚱한 데 있었다. 눈이 안좋아 공이 제대로 안보였던 탓. 알고보니 근시와 난시가 복잡하게 있는 상태였다. 기존에 스나이더가 사용하던 콘택트렌즈는 이걸 커버하지 못했다.
다행인 점은 LG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스나이더의 문제점을 파악했다는 것이다. 렌즈를 바꾸게 했더니 스윙이 달라졌다. 스나이더는 "페넌트레이스는 이미 지나간 것이다. 그때를 떠올릴 필요는 없다"면서 "포스트시즌에 우리 팀이 기적처럼 오른 만큼 나는 이제부터는 포스트시즌 자체에만 집중하겠다. 그게 나에게 영광을 준 팀과 감독님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나이더는 '영광'이라는 표현을 했다. 포스트시즌에 자신이 나설 수 있게된 게 '영광'인 것이다. "솔직히 페넌트레이스 때 부진했던 탓에 포스트시즌에 못 나갈 줄 알았다. 하지만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됐다. 기쁘고도 영광스럽다."
그런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스나이더는 변화를 택했다. 홈런 스윙을 버렸다. 그러면서 스윙 스피드가 엄청 향상됐다. 또 어떻게든 출루하는 게 제1의 목표다. 그는 "힘을 줘서 세게 치려고 하면 당연히 스윙이 느려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는 차분하게 공을 맞히는 데 집중하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스윙스피드도 향상됐고, 좋은 타구도 나왔다"고 1차전 맹활약의 비결을 밝혔다.
이어 "포스트시즌은 새로운 시작이나 마찬가지다. 여기서 나는 출루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 다음으로는 팀이 점수를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결국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과연 스나이더가 LG의 가을잔치에서 어디까지 향상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창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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