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에서 선취점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선취점은 선수들에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경기 자체를 리드해 나가면서 자신의 뜻대로 풀어나갈 수 있게 된다. 아무래도 선취점을 뺏기면 불안해진다. 이닝이 더할수록 점점 쫓기게 되고 실수가 잦아진다. 그래서 희생번트를 잘 대지 않던 팀도 1회부터 번트 작전으로 점수를 뽑기 위해 애쓴다.
그런데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과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의 선취점에 대한 시각은 조금 다르다. 김 감독이 선취점에 중요성을 강조한다면 양 감독은 선취점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눈치다.
김 감독이 선취점을 중시하는 것은 NC가 포스트시즌을 처음으로 경험하기 때문이다. NC는 지난 19일 창원에서 열린 1차전서 선발 이재학이 초반부터 무너지며 1회에만 6점을 내주며 승기를 뺏겼다. 김 감독은 "1회에 큰 점수를 내주니 많이 겪어보지 않은 상황에 선수들이 당황하고 실망했을 것"이라며 "선취점의 의미가 크다. 아무래도 우리가 먼저 점수를 내서 앞서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틀간 취소된 2차전서 1차전과 다른 타순을 낸 것도 그 때문이었다. 1차전서 박민우-김종호-이종욱의 발빠른 삼총사를 1∼3번에 배치했던 김 감독은 부진했던 이종욱을 6번에 배치하고 3번에 나성범을 올렸다. 좋은 컨디션의 선수들을 앞에 배치해 점수를 뽑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에 비해 양 감독은 선취점을 뺏겨도 된다는 입장이었다. 다소 의외의 생각이었다. 양 감독은 "물론 선취점을 뽑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선취점을 내줘도 상관없다. 우리는 후반에 강한 팀이다. 많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면 선취점을 뺏겨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런 자신감 뒤에는 강한 불펜진이 있다. 양 감독은 "NC의 불펜진도 좋지만 우리 불펜진이 더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불펜이 막아주면 후반에 찬스는 오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이동현 정찬헌 유원상 신재웅 봉중근 등으로 구성된 LG 불펜진은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4.22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이틀간의 우천 취소로 인해 4차전 선발 예정이던 신정락이 5차전으로 밀리고 2,3차전에선 중간계투로 나설 수 있게 됐다. 불펜진이 더욱 강화된 것.
NC가 먼저 선취점을 냈을 때 어느 팀의 생각대로 경기가 풀릴지 궁금해진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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