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전력을 100% 가동해 활짝 웃을 수 있을까.
지난 시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넥센 히어로즈가 두 번째 가을 무대에 올랐다. 지난 해의 실패 경험을 거울삼아 올 해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해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에 먼저 2승을 거두고도 3연패를 당하고 탈락했는데, 히어로즈 구성원 모두 당시 상황을 돌아보며 "너무 그때까지 성과에 만족했다"며 입맛을 다신다.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충격의 3연패를 당했지만 페넌트레이스 3위,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 준플레이오프 2승을 크게 봤다는 설명이다. 열정으로 똘똘뭉친 히어로즈 야구와 조금 거리가 있는 현실 인식이었다. 염경엽 감독이 유난히 "올 해는 욕심을 내겠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올 시즌 막강 공격력으로 리그를 쥐락펴락했던 히어로즈. 하지만 페넌트레이스와 달리 포스트시즌 단기전은 투수력 싸움에서 성공과 실패가 가릴 때가 많다. 선발진과 불펜, 마무리까지 베스트 전력이 매경기 풀가동된다. 빈틈이 생기면 뚝이 무너진다.
막강 전력을 자랑하는 히어로즈이지만, 마운드에 살짝 그늘이 있다.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와 앤디 밴헤켄, 막강 '원투펀치'는 믿음직스럽다. 이번 시즌에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투수도 이들 둘 뿐이다. 소사가 10승2패-평균자책점 4.61, 밴헤켄이 20승6패-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국내 투수 중에서 문성현이 9승을 거둬 최다승이었는데, 시즌 막판에 당한 옆구리 부상으로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원투펀치까지는 막강한데, 그 이후가 불안하다는 얘기다. 마무리 손승락의 3선발 전환을 구상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염경엽 감독은 좌타자가 많은 LG 트윈스를 맞아 좌완 오재영을 3차전 선발로 생각하고 있다. 오재영은 5승6패-평균자책점 6.45를 기록했는데, LG전에서 강했다. 정규시즌 4경기에 선발로 나서 1승에 평균자책점이 1.83이다. 8개 상대 팀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다. 19⅔이닝을 던져 15안타, 피홈런이 1개였다. 아무래도 펜스까지 거리가 짧아 홈런이 많이 나오는 목동구장보다 3차전이 열리는 잠실구장이 편할 것 같다. 올 시즌 잠실구장에서 열린 3경기에 등판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2.31. 반면 목동구장에는 평균자책점이 6.44나 됐다.
넥센과 롯데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손승락. 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9.07/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게 1차전 첫 번째 승부. 그러나 히어로즈 입장에서는 강한 원투 펀치 다음의 약한 고리 3선발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물론, LG전, 잠실경기에 강했던 오재영이 데이터대로 역할을 해준다면 걱정할 게 없다. 다른 상황이 전개된다면, B플랜 가동이다.
마무리 손승락도 불안요소가 있다. 32세이브를 기록하고 2년 연속으로 세이브 1위. 그런데 세이브왕에 어울리지 않게 평균자책점이 4.33이나 된다. 블론세이브가 6개이고, 피안타율이 2할8푼4리다. 9회에 등판해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팀 승리를 지키는 걸 보고 싶은데, 손승락은 늘 불안했다. 그렇다고 손승락 카드를 접기도 어려웠다. 다행히 LG전에서는 비교적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9경기에 등판해 1패5세이브-평균자책점 1.93.
손승락이 마지막 투구 후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릴 수 있어야 히어로즈가 산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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