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이 스플릿 라운드 일정을 발표했다. 그룹B 마지막 라운드가 열리는 11월 29일 대진은 의미심장하다. 현재 11위 경남과 12위 상주를 붙여놓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9위 부산과 10위 성남도 격돌한다. 다들 치열한 강등권 탈출 전쟁을 펼치는 팀들이다. 연맹은 일정 배정에 있어서 '어떠한 의도도 없었음'을 강조했다. 연맹 관계자는 "100% 컴퓨터로 일정을 배정한다. 조건 변수는 홈과 원정 경기 동일 배분과 각 구장의 사용 조건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룹B 일정 곳곳에서 강등 탈출 전쟁을 마지막 라운드까지 이어지게 하려는 '숨겨진 의도'는 꽤 많이 보인다.
9위 부산과 12위 상주의 승점차는 단 4점이다. 강등 탈출 전쟁을 마지막 라운드까지 끌고가려면 중간에 나가떨어지는 팀이 없어야 한다. 스플릿 시작하자마자 대진을 보면 연맹의 고심흔적이 눈에 들어온다. 첫 라운드인 34라운드의 대진 컨셉트는 '하위권 기살리기'다. 최하위 상주는 부산과 맞붙는다. 올 시즌 상주는 부산에 1승2무를 기록하고 있다.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 경남 역시 인천과 대결한다. 올 시즌 1승1무1패로 백중세다. 최근 경남은 33라운드에서 제주를 잡아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여기에 10위 성남은 그룹B 최강자 전남과 붙였다. 상주와 경남이 승리하고 성남과 부산이 진다면 강등 탈출 전쟁은 예측할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두번째 경기인 35라운드도 의미심장하다. 성남은 올 시즌 한번도 못이긴 상주와 만난다. 부산은 2무1패로 열세인 인천을 상대한다. 성남이나 부산이 모두 지거나 비긴다면 강등 탈출 전쟁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게 된다.
또 다른 고심의 흔적도 있다. 바로 상주의 일정이다. 36라운드는 인천 원정, 37라운드는 전남 원정이다. 이 때쯤 되면 인천이나 전남은 이미 강등 탈출을 확정지었을 수도 있다. 현재 승점 45인 전남은 남은 5경기에서 승점 2점만 보태도 강등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인천은 7점을 따내면 된다. 물론 11위 경남이 전승을 한다는 전제 하에서다. 만약 경남이 한 경기라도 진다면 강등 탈출 필요 승점은 훨씬 줄어들게 된다. 때문에 양 팀이 상주와 맞붙을 때가 되면 다음 시즌을 위해 1.5군이나 2군을 내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상주로서는 경쟁이 훨씬 수월해질 수도 있다.
백미는 역시 마지막 라운드다.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팀들을 붙였다. 서로의 목을 베어야 살 수 있는 단두대매치다. 그룹B의 경쟁에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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