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예상대로 잘하고 있는데 부상 선수가 많아 걱정이네요."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변수가 발생했다. 팀 내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포 신영수가 부상으로 3일 LIG손해보험과의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경기에 결장하게 됐다. 결전을 앞둔 김 감독은 "신영수가 허리가 좋지 않다. OK저축은행전에서도 빼려고 했는데 자신이 해보겠다고 해서 출전시킨 것이 독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변수를 대비해 다른 선수들을 준비시켰지만, 신영수의 높이를 대체할 만한 자원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신영수의 대체 카드는 곽승석과 정지석이었다. 불안했다. 곽승석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치르고 돌아온 뒤 소속 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데 주력해왔다. 앞선 경기들에서 주전 대신 교체멤버로 활약했다. 정지석은 기복이 심한 것이 불안요소였다. 김 감독은 "1라운드는 쉬엄쉬엄하자고 했다. 그러나 자신이 준비가 돼 있다고 하더라. 긴장감을 가지고 준비를 잘하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 감독의 용병술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둘은 안정된 수비를 보였다. 수비형 레프트 곽승석은 서브 리시브의 안정을 가져왔고, 좀 더 공격적인 정지석은 산체스와 공수밸런스를 맞췄다. 정지석의 공격력이 주춤할 때는 곽승석이 해결사로 나섰다. 2세트에선 6득점을 올렸는데 공격성공률이 무려 83.33%였다. 곽승석은 승부처였던 3세트에도 강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특히 남자 경기에서 보기 힘든 랠리에서 안정된 리시브와 디그로 외국인 공격수의 부활을 이끌었다. 산체스는 2세트 7득점과 3세트 11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결국 대한항공은 세트스코어 3대1(23-25, 25-22, 25-23, 27-25)로 역전승을 거뒀다.
대한항공이 올시즌 잘나가는 이유가 이날 경기를 통해 제대로 드러났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냈다. 동료들의 약점을 서로 보완해주는 모습이었다. 또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비시즌 동안 많은 훈련량과 기합을 통해 승부욕을 자극한 김 감독의 전략이 팀을 끈끈하게 만들었다.
인천=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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