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김요한(LIG손해보험) 박철우(삼성화재) 문성민(현대캐피탈) 전광인(한국전력), V-리그를 대표하는 '토종거포'들이다. 여기에 한 명을 더 추가해야 할 듯하다. OK저축은행의 레프트 송명근(21)이다.
송명근은 어렸을 때부터 주목받던 인재가 아니었다. 천안 동명초 배구부 창단 멤버였던 그는 경기도 분당의 송림중 시절에도 '배구를 잘하는 선수'라고 평가받지 못했다. 송명근은 "중학교 때까지 기본기와 센스가 부족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배구를 잘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송림고에 진학한 뒤 배구 인생이 '확' 폈다. 좋은 환경의 덕을 봤다. OK저축은행의 세터 이민규와 삼성화재의 레프트 고현우 등 당시 최강 멤버와 호흡을 맞추며 기량이 급성장했다. 송명근은 "tbs대회에서 우승을 했을 때 짜릿했다. 내가 소속된 학교는 소위 '승리 자판기'였는데 우승이라는 것을 맛보니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이 대회에서 공격상을 받았다"고 했다.
송명근의 가치는 경기대 진학 이후 더 높아졌다. 대학 2학년 때는 태극마크를 달 정도로 주목받았다. 운도 따랐다. 대학 3학년이던 지난해 '재학생 시절 학교장 추천을 받아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규정을 통해 프로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데뷔 시즌에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팀 내 주포를 담당해야 했다. 외국인 공격수가 부진했다. 나름대로 공격 부문에선 제 몫을 다했다. 공격종합 2위(56.46%)와 후위 1위(58.76%)에 올랐다. 신인 이상의 기량을 보였다.
하지만 수비력은 불만족스러웠다. 레프트로서 안정된 서브 리시브는 보완해야 할 점이었다. 송명근은 올시즌 돌파구를 수비에서 찾았다. 그는 "이번 시즌 공격은 시몬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 시몬에게 시선이 몰리다보니 자연스럽게 공격의 빈틈을 잘 노릴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리시브 능력을 보완했다. 나의 안정된 리시브 하나가 팀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송명근의 롤모델은 공격수가 아닌 리베로다. 현대캐피탈의 리베로 여오현이다. 송명근은 "같은 포지션은 아니지만, 여오현 선배의 열정을 닮고 싶다. 가장 먼저, 크게 '파이팅'을 외치면서 선수들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자극이 된다"고 했다.
결국 송명근이 올시즌 택한 것은 '희생'이다. 자신의 단점이었던 수비력을 끌어올려 팀 우승에 일조하겠다는 생각이다. 또 한 명의 '토종거포'는 그렇게 탄생하고 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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