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표팀이 이란 원정에서 그동안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잘 알고 있다. 이번 원정은 이를 되갚아 줄 기회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출사표였다. 그의 눈은 이미 이란전을 향해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요르단전 선수 기용에 잘 나타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14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각) 요르단 암만의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 다시 한번 대대적인 실험을 감행했다. 앞선 2경기에서 사용한 4-2-3-1 대신 4-1-4-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박주영(알 샤밥)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가운데 김민우(사간 도스)와 한교원(전북)이 좌·우 측면 공격을 맡았다. 남태희(레퀴야)와 조영철(카타르SC)이 중앙 미드필더로 박주영의 뒤를 받쳤다. 한국영(카타르SC)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섰다. 박주호(마인츠)와 차두리(FC서울)가 좌우 측면 수비를 맡고,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중앙 수비수로 호흡했다. 골문은 정성룡(수원)이 지켰다.
선수들의 기량을 두루두루 테스트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주축인 유럽파를 아끼기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요르단전 베스트11은 중동파를 중심으로 K-리거, J-리거, C-리거가 두루 나섰다. 유럽파는 홍정호와 박주호, 단 2명만이 이름을 올렸다. 홍정호와 박주호는 지난 주말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벤치에 앉은 대표팀의 핵심 손흥민(레버쿠젠)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마인츠) 이청용(볼턴) 윤석영(QPR)은 모두 주말에 그라운드를 누볐다. 후반 들어 윤석영과 이청용, 손흥민, 구자철이 교체투입됐다. 윤석영과 구자철은 슈틸리케 감독 체제 하에서 한번도 뛰지 않은만큼 테스트가 필요한 선수들이었다. 이청용, 손흥민를 투입하며 경기감각과 전술활용도를 끌어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파들의 컨디션을 조절하며 이란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그간 이란을 상대로 기를 펴지 못했다. 이란 원정에서 1974년 0대2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40년간(2무3패) 승리가 없다. '강호' 이란은 아시안컵 우승 길목에서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슈틸리케 감독의 승부수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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