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주무시는 듯 편안하게 가셨습니다."
고 김자옥은 생전의 곱고 아름다운 그 모습 그대로 세상과 작별했다. 병마와의 고통스러운 사투에도 평안한 모습만을 가족들에게 보여줬다.
16일 오후 고인의 빈소에서 만난 소속사 관계자는 "김자옥 씨가 갑작스럽게 상태가 나빠져서 유언도 남기지 못하셨다"며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무시는 듯 편안하게 가셨다"고 말했다.
김자옥은 2008년 건강검진에서 대장암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경과가 좋아 퇴원 직후 드라마 촬영에 복귀하며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3년 후 암이 임폐선과 폐로 전이된 사실이 발견돼 추가적으로 항암치료를 받고 조금씩 건강을 회복했다. 올해 초에는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에서 크로아티아로 배낭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2011년에 처음 폐암이 발견됐을 때도 초기라서 항암치료가 잘 됐다"며 "그 이후로 꾸준히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건강 관리에 힘 써왔는데 3~4개월 전에 폐암이 재발했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자옥과 의료진 모두 이번에도 회복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다. 항암치료 경과도 좋았고 김자옥의 건강도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김자옥은 작품을 검토하면서 연기 활동에도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14일 저녁 몸 상태가 갑작스럽게 나빠졌다. 곧장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지만 혼수상태에 빠졌다. 15일 저녁 결국 의료진은 가족들에게 마지막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알렸다. 그리고 김자옥은 16일 오전 7시 40분 숨을 거뒀다. 향년 63세, 사인은 폐암에 따른 합병증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어제(15일) 저녁 가까운 지인들에게 김자옥 씨의 위중한 상태에 대해 알렸고 가족과 친척, 동료들이 중환자실을 찾아오셨다"며 "김자옥 씨가 만나야 할 분들은 다 만나고 가셨다"고 덧붙였다.
고인의 빈소는 남편인 가수 오승근 씨를 비롯해 아들 오영환 씨와 예비며느리, 딸 오지연 씨 그리고 막냇동생인 김태욱 SBS 아나운서가 지키고 있다. 생전에 고인과 각별한 친분을 나눴던 개그우먼 이성미도 빈소에 머물며 유족을 돌보고 있다.
빈소가 마련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엔 동료 지인들의 조문이 끝없이 이어졌다. 배우 주원은 빈소가 차려지기도 전에 고인을 찾아와 조문을 한 뒤 촬영장으로 돌아갔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연출한 장태유 PD, 중견배우 박원숙, 나문희, 개그맨 최병서도 한달음에 빈소를 찾아와 조문했다. 개그우먼 박미선은 조문을 마친 뒤에도 울음을 그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나문희는 "다시는 김자옥 씨를 못 만난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슬프고 훌륭한 배우가 떠났다는 사실이 무척 안타깝다"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워낙에 자유로운 배우였으니 자유로운 곳으로 평안히 가셨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비통해 했다. 최병서도 "고인과 20여 년간 친하게 지냈는데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이 믿기지 않고 당황스럽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고인은 웃음도 많고 긍정적으로 재밌게 사셨던 분"이라며 "편안한 곳으로서 가셔서 즐겁게 지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배우 유호정, 정경순, 나영희는 함께 조문을 한 뒤 붉어진 눈으로 빈소를 나섰다. 배우 윤소정, 이혜숙, 김민자, 허진, 이광기, 이아현, 한지혜, 윤현진 SBS 아나운서 등도 빈소를 찾아와 고인을 애도했다. 오승근은 슬픔을 억누르고 차분하게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고인의 영정에는 하얀 국화 대신 노란색 장미가 놓여졌다. 장미를 유난히 좋아했던 고인을 위해 유족이 특별히 준비했다. 제단은 분홍색, 보라색, 흰색 장미가 장식돼 있었다.
고인을 기리는 조화도 빈소를 에워싸고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꽃보다 누나' 제작진과 이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김희애와 이미연을 비롯해 배우 안성기, 김해숙, 김혜수, 이미숙, 송윤아, 전도연, 하정우, 송혜교, 가수 태진아, 이미자, 하춘화, 배일호, KBS 드라마국, MBC 탤런트회, SBS 드라마국 등에서 조화를 보냈다.
고인의 발인식은 19일 오전 8시 30분 엄수될 예정이며, 이후 고인은 서울 원지동 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경기도 분당 메모리얼 파크에서 영면에 든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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