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한 도전. KIA 타이거즈 좌완 에이스 양현종(26)이 과감히 메이저리그 포스팅시장에 몸을 맡겼다.
양현종의 소속팀 KIA는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요청을 했다. 이를 통보받은 KBO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사무국에 이를 알리게 된다. 이때부터 4일간 양현종에 대한 비공개 입찰이 이뤄지고, 여기서 최고 금액을 제시한 구단을 MLB사무국이 KBO에 전달한다.
이 내용은 다시 KIA에 통보되고 이때부터 4일 이내에 포스팅 수용여부를 결정해 MLB 사무국에 알리면 해당 구단과 단독 입단협상이 이뤄지는 과정이다. 결국 21일까지는 포스팅 결과가 나오고, KIA와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도전 여부는 빠르면 28일쯤 판가름난다는 뜻이다.
기준선은 '김광현의 200만달러'?
여기까지는 이미 알려진대로의 과정이다. 이미 정해진 과정에 들어갔으니 양현종과 KIA로서는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어차피 '포스팅 시스템'은 구매자(=MLB 구단)의 편의에 초점을 맞춘 제도다. 판매자(=포스팅 신청 구단, 선수)가 초반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선수의 에이전트도 공개적인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가 없다.
다만 마지막 순간, 결정권은 '판매자'에게 쥐어진다. 포스팅의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냐, 말 것이냐. 적어도 이건 결정할 수 있다. 포스팅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다면 모든 프로세스가 중지된다. MLB 구단은 다른 선수를 알아봐야 한다. 하지만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면, 또 다른 과정이 진행된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입단 협상이다.
양현종과 KIA로서는 현재는 '기다리는 과정'에 있다. 일단 신청은 해놓고, MLB 구단의 결정만 바라보는 상태. 그래도 기본 전략이라는 게 있다. KIA 측은 "양현종과 일단 '납득할 수 있는 포스팅 금액'이라면 측면에서 서로 마음을 합쳤다"고 밝힌다. "너무 터무니없는 금액만 아니라면 보내기로 했다"고도 했다.
이 대목이 중요하다. 현재 그 누구도 '구체적인 금액'를 말하지 않는다. 양현종이나 그의 에이전트, 그리고 KIA 모두 마찬가지다. 당연한 일이다. 내심 각자 생각하는 '기준선'은 있겠지만, 이걸 밝히는 건 무의미하다. 오히려 양현종에게 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KIA와 양현종의 '합의'가 어느 기준선에서 이뤄졌는지는 대략 짐작할 수는 있다. '납득할 수 있는, 터무니없지 않은' 액수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면 일단 최소 기준선은 대략 '200만달러 이상'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앞서 포스팅을 거쳐 현재 구체적인 입단 협상을 벌이고 있는 SK 김광현이 제시받은 금액이다. SK와 김광현은 당초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이 금액을 놓고 고민했다. 그러나 결국 김광현을 보내기로 했다. '200만달러 수용'은 KIA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베일에 쌓인 양현종, 오히려 호재
포스팅을 신청한 양현종에 대해 일단 메이저리그 현지의 반응은 그리 나쁘지 않다. 해외 언론들도 양현종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리면서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 레드삭스의 포스팅 입찰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두 가지 시각으로 봐야한다. 하나는 '늘 그런 식'이라는 것이다. 류현진의 대성공 이후 미국 언론들은 한국 투수들, 특히 류현진과 비슷한 또래의 좌완 투수들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게 됐다. 게다가 기록상으로 봤을 때 양현종은 꽤 흥미로운 요소가 있다. 2009~2010년의 성적 그리고 이후 2년간의 부진, 지난해부터 시작된 상승 흐름. 게다가 젊은 나이에 군면제 혜택을 받은 선수라는 점도 일단은 매력적이다.
그래서 해외 언론은 초반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양키스나 레드삭스 등 이른바 '빅마켓' 구단은 이런 포스팅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구매자다. 이들이 실제로 입찰을 하든, 하지않든 '1순위'로 이름이 언급되는 건 당연하다. 마침 양키스와 레드삭스는 최근 수 년간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따라서 현재 이름이 나오는 구단 혹은 포스팅 예상 액수는 사실 큰 의미는 없다.
하지만 이걸 아예 무시할 수도 없다. 사실 김광현이나 류현진 또는 강정호에 비해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구단에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하긴 했지만, 올림픽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세계가 주목하는 큰 무대에서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또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결정도 꽤 늦게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찰도 비교적 덜 받았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점이 양현종의 포스팅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포스팅 자체가 영입 확정은 아니다. 협상 우선권을 따낼 뿐이다. 때문에 기록면에서 가능성이 보이고, 스카우팅 리포트도 그리 많지 않은 양현종에 대해서는 일단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나올 수 있다. 류현진 만큼의 거액은 아니더라도 최소 200만달러 이상의 포스팅 금액을 예상할 수 있는 이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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