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한다는 건 행운이다."
페넌트레이스 MVP와 신인왕 시상식이 열린 18일 서울 양재동 The-K 호텔 2층. 매년 이맘 때면 열리는 행사지만 이날 만큼은 특별했다. 올시즌 최강 삼성 라이온즈를 위협하며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서 준우승을 차지한 넥센 히어로즈의 잔치 마당이었다. 투타 개인타이틀 14개 가운데 10개 부문을 석권했고, MVP까지 배출했다. 서건창이 타격, 득점, 최다안타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박병호가 홈런과 타점, 강정호가 장타율, 밴헤켄이 다승, 소사가 승률,손승락이 세이브, 한현희가 홀드 부문 트로피를 받았다. 특정팀이 한 시즌 10개의 타이틀을 차지한 것은 역대 최다 기록이다. 넥센에게는 2008년 창단 이후 가장 기쁜 날이며, 다시는 올 것 같지 않은 그런 날이었다.
무대가 무대이니만큼 넥센 가족들이 총출동했다. 이장석 대표이사와 조태룡 단장 등 구단 임직원 30여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초청을 받은 약 400여명의 팬들도 넥센의 '잔치'를 함께 즐겼다.
특별히 눈에 띈 인물도 있었다. 염경엽 감독이 무대를 빛냈다. MVP, 신인왕 시상식에 감독이 참석하는 것은 참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연말 행사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는 KBO의 공식 초청을 받은 각 팀 감독들이 모두 참석하지만, MVP와 신인왕 시상식에는 KBO가 따로 초청장을 만들지도 않고 찾지도 않는 게 관례다. 하지만 염 감독은 이날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행사장에 등장해 소속 선수들이 호명될 때마다 박수를 보냈다.
이날 넥센 선수 가운데 트로피를 받은 선수는 서건창, 박병호, 강정호, 손승락, 한현희 등 5명이었다. 외국인 선수 밴헤켄과 소사는 한국시리즈 직후 고향으로 돌아가 이날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시작부터 행사를 지켜본 염 감독은 마지막 순서로 서건창이 MVP로 호명되자 꽃다발을 들고 직접 단상으로 올라가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염 감독은 행사가 끝난 뒤 "참으로 행복하다. 이렇게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있다는 게 어떻게 보면 행운이다"면서 "중요한 것은 젊은 선수들이니까 앞으로도 발전이 더 있을 것이고, 더 높은 기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어 염 감독은 서건창에 대해 "건창이는 그동안 고생을 많이 했고, 올해 그 결과가 나온 것 뿐이다. MVP는 건창이가 탈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꽃다발을 줄 때 '고생했다. 축하한다' 딱 두 마디만 해줬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모든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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