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스포츠 '독립구단'인 웨이브즈 아이스하키단의 도전이 결실을 봤다.
웨이브즈는 20일 "웨이브즈 출신의 강다니엘, 고현빈, 이봉진이 대명 상무 지원에 합격해 아시아리그 진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상무 창단 전 아이스하키 선수의 가장 큰 은퇴 원인 중 하나가 군 문제였을 정도로 아이스하키 선수에게 군대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함께 창설된 대명 상무는 가뭄 속 단비와도 같았다. 그러나 한정된 인원 탓에 그 기회를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난해 상무에 지원했다가 고배를 마셨던 강다니엘의 기쁨은 누구보다 컸다. 고교 졸업 후 한국이 아닌 일본 유학을 택하며 외로운 타지 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졸업 후 안양 한라 행에 실패하며 하키 인생에 일대 위기를 맞았다.
아시아리그 진출 실패 후 강다니엘은 고민 끝에 웨이브즈 입단을 결정하고 창단 멤버로 국내리그 출전 첫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리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2014 제니스 독립리그에서도 원소속팀 웨이브즈의 중심 선수로 활약하는 것은 물론 임대로 뛴 타이탄스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베스트 포워드로 뽑히는 등 아이스하키계의 숨은 에이스로 자리를 잡았다.
평소 연습은 물론 생활 면에서도 성실하기로 손꼽히는 강다니엘은 상무에 합격하면서 그토록 원했던 아시아리그 진출과 함께 군 문제를 함께 해결하게 됐다. 그는 상무 합격 소식을 듣고 "지금까지 힘들었던 모든 일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다"는 소회를 전했다.
이봉진 또한 연세대 재학 시절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인정받았지만, 작은 체격이 걸림돌이 되어 프로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절치부심하며 독립리그에 발을 들인 그는 6개월간 기량을 갈고닦아 아시아리그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초 하이원에서 방출당하는 수모를 겪었던 고현빈은 은퇴와 독립리그 행을 두고 저울질하다 아이스하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북미 출신 선수들이 포진된 타이탄스에 소속되어 탄탄한 수비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슬랩샷 등 자신만의 무기로 타이탄스의 독립리그 우승을 이끌고 베스트 디펜스에도 선정됐다.
자칫하면 스케이트를 벗고 빙판을 떠났을 고현빈은 아이스하키에 대한 열망 하나만으로 독립리그를 찾았고, 그 도전정신이 다시 아시아리그의 길로 그를 이끌게 됐다.
이번 상무 추가모집에서 지원한 인원은 총 21명, 그중 선발된 인원은 총 6명이다. 절반인 3명이 독립리그 출신이라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한 차례 좌절을 겪고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아이스하키가 좋아서, 또 한 번 더 높은 곳에 도전하기 위해서 모인 독립리그 선수들에게 이번 세 선수의 상무행은 노력이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좋은 본보기가 됐다.
웨이브즈의 김홍일 대표는 "우선 아이스하키인의 한사람으로서 후배들의 군 문제를 해결해준 상무와 후원사인 대명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리고 "비슷한 기량과 가능성을 지닌 여러 후보 선수 중에서도 독립구단의 선수들을 총 선발 인원 중 반 이상 선발하게 된 데에는 부족한 환경 속에서도 독립리그를 통해 아이스하키에 대한 마지막 희망과 열정을 보여준 웨이브즈 선수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독립리그를 떠나 더 큰 무대로 가게 된 세 선수가 물꼬를 튼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독립리그에서 보여줬던 열정을 보여주길 바라며, 무엇보다 행복하게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길 기원한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대표는 또 "자매 결연팀이었던 독립 야구단 고양원더스의 해체로 웨이브즈는 국내 스포츠 유일의 독립구단으로 남게 됐는데, 앞으로도 아이스하키는 물론 국내 동계 스포츠 발전을 위해 절대 멈춰 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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