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같은 패배에 황선홍 포항 감독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포항의 4년 연속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 좌절됐다. 포항은 3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가진 수원과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34분과 39분 잇달아 실점하면서 1대2로 패했다. 이날 비기기만 해도 리그 3위로 ACL 예선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던 포항은 수원에 패한 시간 제주에 역전승을 거둔 서울에 골득실에 밀려 4위로 떨어지면서 고개를 떨궜다.
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할 말이 마땅히 생각나지 않는다. 아직도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1년 간 최선을 다했는데 마지막에 홈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ACL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게 많이 아쉽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서 포항은 선제골 뒤 숱한 찬스를 잡고도 추가골을 얻지 못하면서 불안한 리드를 이어갔다. 결국 후반 34분 산토스에게 동점골을 내준데 이어, 5분 뒤 정대세에게 역전 헤딩골까지 얻어 맞으면서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황 감독은 "경기는 예상대로 흘러갔다. 실점 장면에서 실수가 있었던 게 패인이었다"며 "여러모로 믿기지 않는 결과다.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많이 당황스럽다. 그래도 선수들은 준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포항은 올 시즌 클래식과 ACL, FA컵까지 숱한 도전 앞에 놓였다. 그러나 전술의 핵인 이명주가 떠난데 이어 다수의 부상자까지 나오면서 어렵게 시즌을 운영했다. 황 감독은 기존 포백에 스리백 전술을 가미하며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그러나 마지막 승부에서 결국 서울에 역전을 내주며 고개를 떨궜다. 황 감독은 "핑계를 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상만 갖고 팀을 이끌 수는 없다"면서도 "사실 지난 서울전, 오늘 같은 방식의 축구를 선호하진 않는다. 부상 등 여러가지 여건을 고려하면 이게 최선이었다. 책임은 감독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술적인 변화가 독이 된 것 같다. 현 시점도 그렇고, 계속 같은 방향으로 가지 못했다. 공격진에 부상이 많았다. 정상적인 팀 컨디션이 아니다보니 전술적으로 타개하려 했는데, 되려 독이 된 것 같다"며 "얼마전부터 팀 적으로 여러가지 정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오늘 같은 경기는 내용과 결과를 다 얻기 힘든 승부였다. 결과를 취하고자 했지만, 그러질 못했다"고 아쉬워 했다.
ACL 진출 실패로 포항은 다시 도전자의 입장으로 2015년을 맞이하게 됐다. 황 감독 역시 "오늘 아쉬운 결과에 그쳤지만, 축구는 계속된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한동안 떠돌던 세레소 오사카 부임설을 두고도 "내년에도 포항에 남는다"고 못을 박았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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