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은 이미 준비해두고 있었다."
한화 이글스가 펠릭스 피에와의 팽팽했던 재계약 협상 줄다리기에서 손을 놓았다. '쓸데없이 힘만 썼던' 줄다리기에서 손을 놓자 할 수 있는 게 오히려 많아졌다. 반면 줄 끝에서 배짱을 부리던 피에는 자연스럽게 뒤로 나가 떨어지게 된 형국이 됐다. 한화는 피에를 임의탈퇴로 묶기로 했다. 구단의 정상적인 조치. 결국 피에는 향후 2년간 한국에서 뛸 수 없다.
피에 문제는 여기서 일단락됐다. 이제 한화는 다른 대안 속에서 새 해답을 구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 고르기 '플랜 B'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그렇다면 과연 한화가 고르게 될 새 외국인 선수는 어떤 유형일까.
우선적으로 새 외국인 선수의 포지션이 내야수가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한화 내야진은 이미 꽉 차 있다. 김태균(1루)-정근우(2루)-송광민(3루, 유격수)의 걸출한 주전들이 있고, 여기에 이대수 한상훈 이학준 강경학 등 대체자원이 많다. 외국인 내야수는 그래서 바람직하지 않다. 피에와 같은 외야수가 될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제 1안 : 거포형 외야수
가장 유력한 유형은 바로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다. 쉽게 말해 '제2의 피에'같은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다. 이건 올해 피에가 뛰었던 포지션과 타순에 그대로 새 선수만 끼워넣으면 자연스럽게 전력이 구성된다는 장점이 있다.
피에는 올해 3할2푼6리에 17홈런 92타점을 기록했다. 팀내 타점 1위였다. 또 중견수를 맡으며 5번 타순에 나섰다. 90타점을 넘겼던 센터라인 중견수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은 노릇이다. 그러나 한화는 과감하게 실행에 옮겼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90타점 타자'에 상응하는 능력을 가진 외야 후보가 있었다는 유추를 할 수 있다. 물론 한국 무대에서 적응을 해야 하겠지만, 경력이나 파워만큼은 피에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타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과거 가르시아(39) 같은 스타일을 떠올려 볼 수 있다. 가르시아는 2011년 불과 72경기만 뛰고도 18개의 홈런을 날리는 장타력을 과시했다.
제 2안 :호타준족형 외야수
한화가 피에에게 가장 아쉬워했던 부분이 바로 '주루 플레이'였다. 피에가 발이 느리지는 않는데, 결정적으로 스타트가 늦고 주루 센스가 떨어졌다. 올해 20번의 도루 시도를 해서 겨우 9번 밖에 성공하지 못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전통적으로 한화는 '느림보 팀'의 이미지가 강했다. 도루와 주루플레이보다는 굵직한 장타를 앞세운 야구를 해왔다. 이걸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정근우와 이용규 등 이른바 '쌕쌕이 타자'들을 데려온 것이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 감독 역시 빠르고 민첩한 선수들을 좋아한다.
이런 성향을 감안하면 새 외국인 타자는 컨택트 능력이 좋고, 주루플레이에 능한 유형의 외야수로 압축된다. 예를 들면 2008~2010, 3시즌에 걸쳐 한화와 넥센에서 뛰었던 더그 클락(38)같은 스타일의 선수다. 클락은 2008~2009, 한화와 히어로즈에서 2년 연속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바 있다. 물론 이런 유형의 타자를 찾는 게 쉽진 않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외국인 타자 스카우트에 강점을 보인 한화라면 충분히 비슷한 유형의 후보군을 찾아낼 만 하다.
이미 후보리스트는 김 감독에게 전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와 김 감독의 선택, 과연 1안일까, 2안일까. 한화의 새로운 외인 타자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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