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전지훈련을 통해 A대표팀에 첫 소집된 K-리거들의 2015년 호주아시안컵 발탁 가능성은 낮다. 내년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에 대비한 발탁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아시안컵과 동아시안컵 준비를 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훈련과 매사 좋은 모습을 보이고 진지한 태도를 보이면 마지막 순간 깜짝 발탁도 배제할 수 없다"며 선발의 문을 열어뒀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이들 중 유독 한 명의 발탁 배경을 자세히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초발탁된 선수들이 있다. 상주 경기를 5차례나 지켜봤다. 명단에 있는 모든 선수는 1~2차례가 아닌 5번 이상을 지켜봤다"면서 "이정협 같은 경우 경기당 20~25분 밖에 뛰지 않았지만 인상깊은 플레이를 펼쳤다"고 말했다.
현역 군인, 상주 상무의 공격수 이정협(23)이다. 그는 프로 2년차의 신예다. 동래고-숭실대를 거쳐 2013년 부산에 입단해 27경기를 소화했다. 2골-2도움을 올렸다. 1m86의 장신이지만 유연하고 스피드가 좋다. 높이와 발재간도 고루 갖췄다. 그러나 부산 팬들도 이정협을 잘 모른다. 이유가 있다. 지난 1월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이정협은 2월 개명을 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이정기라는 이름으로 활약했기에 부산 팬들에게도 '이정협'은 생소한 이름이었다.
이름을 바꾼 이유가 있었다. 프로에서 첫 시즌을 보낸 뒤 병역 의무를 일찌감치 마치기 위해 입대한 이정협은 "지난해 부산에서 이정호형이 이원영으로 이름을 바꾼 뒤 잘 풀리는 것 같더라. 그래서 나도 이름을 바꿨다"고 했다. 개명 효과가 컸다. 이정협은 올시즌 상주에서 25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골을 넣었다. 이정협은 올시즌을 마친 뒤 "작년보다 골을 많이 넣었다. 개명 효과가 있었다"며 웃었다. 이어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제주도 전지훈련에 참가하게 됐다. 박항서 상주 감독도 이정협의 재능을 높이 평가했다. 박 감독은 "어리지만 훈련을 성실하게 한다. 보완할점이 많지만 발전 가능성이 아주 높은 선수다. 대표팀에서 장점을 잘 발휘했으면 좋겠다"라며 응원했다.
이정협이 슈틸리케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이유도 '가능성'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10월 22일 열린 상주와 서울의 FA컵 4강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이정협은 교체로 투입돼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이후 슈틸리케 감독은 11월 29일 열린 경남과의 시즌 최종전에 신태용 대표팀 코치를 상주로 파견했다. 이정협의 컨디션을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이정협은 이날 헤딩으로 2골을 기록하며 슈틸리케 감독은 눈도장을 찍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말대로 '깜짝 발탁'의 문은 열려있다. 이정협이 그 가능성에 도전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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