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에서 '대형 공격수 탄생'이라는 말이 사라진 지 오래다. 아시아팀들 사이에서도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한국 축구의 최전방 공격수 계보가 끊길 위기다. 1980~1990년대 국제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최고 무기였던 최전방 공격은 이제 최대 약점이 됐다. K-리그 클래식에서 '9번의 실종'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황선홍 포항 감독(46)과 최용수 FC서울 감독(43)의 안타까움은 더 크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공격수, 황 감독과 최 감독이 바라본 '공격수 부재'의 원인과 해결책은 무엇이 있을까.
한 목소리를 냈다. 세계 축구의 흐름, 외국인 공격수의 득세가 한국 토종 공격수들의 씨를 말리고 있었다.
황 감독은 "세계 축구 흐름이 바뀌면서 타깃형 공격수가 필요없어졌다"고 했다. 최 감독은 "바르셀로나의 영향 때문이다. 미드필드 플레이를 선호하는 흐름 때문에 최전방 공격수가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한 '티키타카(탁구공 움직임처럼 빠르게 주고받는 패스)'가 세계 축구를 이끌면서 유망주들이 최전방 공격수보다 미드필드에 몰리는 현상이 이어졌다. 이 같은 현상이 최근 몇 년간 지속되면서 한국 축구가 스트라이커 부재라는 현실을 맞게 됐다는 분석이다.
공격수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에도 한국 축구 꿈나무들은 미드필드를 가장 선호하고 있다. 최 감독의 학창 시절과 비교해 정반대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최 감독은 "우리때는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모두 스트라이커를 선호했다. 경쟁이 치열했다. 그래서 개인 훈련을 더 많이 하고 골을 넣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뛰어난 공격수를 찾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K-리그 팀들이 외국인 공격수를 선호하는 것도 국내 공격수의 설 자리를 좁게 만들고 있다. 황 감독은 "외국인 공격수가 득세하다보니 공격수 유망주들이 포지션을 전향하거나 해외로 나가고 있다"면서 "23세 이하만 봐도 석현준, 이용재 등 타깃형 공격수들이 국내에 남아있지 않다. 과거에 비해 국내에 자원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최 감독도 "골을 넣어야하니 외국인 공격수들을 출전시키고, 국내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줄어드니 공격수들이 발전을 할 수가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차근 차근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한국 축구의 균형 성장을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황 감독은 "지도자, 연맹, 협회가 힘을 모아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최 감독은 해외 사례 벤치마킹을 주장했다. "독일에서는 1시간 20분 훈련을 하면 공격수들은 따로 모아 30~40분 훈련을 한다. 공격수에 맞는 스페셜한 프로그램들이 있다. 공격수를 위한 특화된 훈련을 해야 한다. 지도자들의 사고의 틀도 바뀌어야 한다. 유망한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이어 최 감독은 "한국 축구에 이용재, 김 신, 황희찬, 황의조, 김현성, 박희성 등 어리지만 가능성이 있는 공격수들이 많이 있다. 이들이 공격수 계보를 이을 수 있도록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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