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 약속 미루고 왔어요."
19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하우스 인재관 강당에서 열린 조성환 제주 신임 감독의 취임식에 특별한 손님이 함께 했다. 박경훈 전 제주 감독이었다. 박 감독은 시즌 종료 후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계약기간이 1년 남았지만 상호 합의 하에 아름다운 이별을 선언했다. 박 감독의 아름다운 이별은 조 감독의 취임식에서도 이어졌다.
말그대로 깜짝 방문이었다. 신변 정리 차 제주로 돌아온 박 감독은 지난시즌 코칭스태프로 함께 했던 조 감독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취임식장을 찾았다. 구단직원들도 예상하지 못한 방문이었다. 박 감독은 "사실 점심약속이 있어서 원래 못오는 스케줄이었다. 하지만 후배에게 기를 불어넣기 위해 약속을 미루고 왔다"고 했다. 박 감독은 조 감독에게 머플러를 걸어주며 후배의 앞길에 힘을 불어줬다. 그는 "조 감독이 내 밑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코치가 감독이 되서 전 감독으로 기쁘다. 분명한 것은 나보다 더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이 갖고 있는 철학을 제주에 심었으면 좋겠다. 뒤에서 항상 응원하고 잘될 수 있게끔 기도할 것이다. 선수와의 소통, 승부욕, 성실함이 조 감독의 장점이다. 많이 도와주셔야 한다. 의지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주위의 도움이 있으면 목표에 이룰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신경써주시고 더 큰 사랑 줬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박 감독은 이 자리에서 '오렌지색' 염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박 감독은 제주를 떠나며 가장 아쉬운 2가지로 오렌지샘 염색과 서울전 승리 실패를 꼽았다. 장석주 제주 대표이사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제주월드컵경기장에 2만명의 관중이 들어올 경우, 조 감독과 함께 못다한 오렌지색 염색을 하기로 했다.
박 감독과 제주의 아름다운 동행은 계속됐다.
서귀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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