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FA시장에서 일본인 야수들이 외면당하고 있다.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로 불리며 일본 야구의 자존심을 한껏 끌어올렸던 스즈키 이치로(41)와 그런 이치로의 뒤를 이을 선수로 평가됐던 아오키 노리치카(32). 이들은 올해 스토브리그 FA 시장에 풀렸지만, 좀처럼 콜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계약이 내년 초에나 이뤄질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는 이치로와 아오키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됐던 볼티모어가 다른 야수와 계약했기 때문. 볼티모어는 25일 외야수 델몬 영(29)과 1년 225만달러에 재계약했다. 그러자 미국 현지에서는 "볼티모어가 추가 외야수 영입을 고려하고 있으나 이치로와 아오키는 아니다"라고 냉정히 선을 그었다.
일본 야구의 상징과 같았던 이치로와 올해 소속팀 캔자스시티 로얄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큰 힘을 보탰던 아오키가 왜 이렇게 냉대를 받는 것일까. 일단 이치로의 경우 많은 나이와 뚜렷해진 기량 하락 현상 때문으로 보인다. 이치로는 이미 40세가 넘었다. 젊고 힘있는 선수들이 차고 넘치는 메이저리그에서 40세가 넘는 외야수를 굳이 영입할 이유는 없다.
특히 이치로는 더이상 '타격의 신'이 아니다. 예년의 완벽했던 콘택트 능력은 사라진 지 오래다. 2000년말 역대 야수 중 가장 높은 1312만5000달러의 포스팅 응찰액을 받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이치로는 2001년 곧바로 타율 3할5푼에 56도루를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최우수선수를 동시에 거머쥐며 열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2011년 이후 기량 하락세가 뚜렷하다. 2001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타율 3할 달성에 실패한 이치로는 2012년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팀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 됐으나 이후 백업 신세에 머물게 됐다. 올 시즌을 마친 뒤 출전 기회가 많은 팀으로의 이적을 노리고 있지만, 이미 그에 대한 관심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오키의 경우는 조금 의외로 평가되고 있다. 2012년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아오키는 꾸준히 기량을 향상시켜왔고, 나이도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 메이저리그 FA시장이 매우 냉각돼 있어 좀처럼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오키는 대형 계약을 노리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지난 3년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자평하면서 4년차가 되는 내년을 시점으로 장기-고액 계약을 원한다.
하지만 아오키에 대한 메이저리그 FA시장의 관심도는 그다지 뜨겁지 않다. 수비가 안정적이지만, 리그 최고수준도 아니고 2할 후반대의 타율도 어중간하기 때문이다. 눈높이를 낮춘다면 아오키가 갈 곳이 없진 않다. 하지만 아오키는 첫 FA인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좋은 계약을 이끌어내려고 한다. 결국 계약은 내년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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