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신재영(27)이 쾌거를 이뤘다. 22일 고척돔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게임에서 7이닝 동안 102개의 볼을 던지며 3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0승 고지(2패)를 밟았다. 넥센은 신재영의 호투를 발판삼아 4대1로 승리, 4연승을 내달았다.
삼성전 승리라 더욱 짜릿했다. 전날까지 13경기에 등판한 신재영은 딱 한번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된 적이 있다. 지난 5월 5일 삼성전이었다. 당시 신재영은 4⅓이닝 동안 6안타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두번째 만남은 완전히 달랐다. 주눅든 모습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달라진 자신의 구위와 자신감을 즐기는 듯 했다. 신재영은 삼성 타선을 시종일관 옴짝달싹 못하게 묶었다. 넥센은 서건창과 김민성의 1점홈런, 5회 서건창의 1타점 적시타, 7회 김민성과 박동원의 2루타를 묶어 4-0으로 달아났다. 삼성은 9회초 최형우가 1타점 2루타로 추격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신인 신재영의 10승 도달은 개인적으론 큰 이정표겠지만 사령탑에게도, 팀에게도 큰 의미다. 염경엽 감독으로선 첫 토종 선발 10승 투수를 품게 됐다. 넥센은 2008년 우리 히어로즈 시절 장원삼이 12승, 2009년 이현승이 13승을 거뒀다. 이후로는 토종 선발 10승 계보가 끊어졌다. 2012년 나이트(16승)와 밴헤켄(11승), 2014년 밴헤켄(20승) 등 용병 에이스는 꽤 있었지만 국내 선수들은 이렇다할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지난해 한현희는 11승을 했는데 3승은 구원승이었다. 신인 선발 두자릿수 승리도 2006년 류현진(18승6패1세이브)과 장원삼(12승10패) 이후 10년만이다.
신재영은 이날 특유의 완급조절과 제구력으로 승부했다. 신재영은 전날까지 13경기에서 79⅓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을 6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자신의 볼에 대한 확신이 엿보인다. 이날도 신재영은 볼넷은 1개(이승엽)만 내주며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나갔다.
이로써 신재영은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서 자리잡는 것은 물론이고, 다승왕 경쟁도 펼칠 수 있게 됐다. 두산 니퍼트(10승)와 공동 선두, 보우덴 장원준(이상 두산)을 1승 차로 따돌렸다.
신재영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감이다. 염경엽 감독은 신재영에 대해 "시즌에 앞서 제구가 좋기 때문에 무너질 스타일은 아니라고 봤다. 어느정도 기대를 걸었지만 훨씬 더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전 류중일 삼성 감독도 "신재영은 제구가 좋은 선수다. 자신감도 엿보인다"고 칭찬했다.
신재영의 다승왕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두산은 3명의 선발이 선두권이고, 넥센은 신재영 혼자다. 하지만 넥센 구단은 순리대로 풀어나갈 참이다. 염경엽 감독은 "다승왕을 만들어주기 위해 조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염 감독은 "본인 스스로 이겨내야 하고, 기록은 그 과정도 훌륭해야한다"고 말했다. 괜히 팀에서 일정을 조정하는 등 도움을 주려하면 신재영이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고척돔=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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