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바꾸는 걸까. 못 바꾸는 걸까.
삼성 라이온즈가 연이틀 안방에서 완패했다. 선발 투수가 대량 실점하며 조기 강판 당한 탓이다. 31일에는 외국인 투수 요한 플란데가, 1일에는 정인욱이 부진했다.
플란데는 8월 마지막날 대구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2⅔이닝 7안타 5볼넷 8실점(6자책)했다. 정인욱은 다음날 대구 KIA 타이거즈전에서 4⅔이닝 9안타(2홈런) 2볼넷 10실점(9자책)으로 난타를 당했다. 그런데 삼성 벤치는 '그로기' 상태에 빠진 투수가 KO 당할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결정적인 카운트펀치를 얻어맞은 뒤에야 두 번째 투수를 올렸다.
희미하지만 가을야구 불씨가 남아있는 지금. 이 투수 교체를 어떻게 봐야 할까. 연승이 필요한 시점에서 너무 빨리 경기를 포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
팀 마운드 사정을 보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다. 선발을 일찍 내리고 '불펜 야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삼성은 확대 엔트리가 적용된 이날 3명의 투수 심창민, 신용운, 임현준을 콜업했지만, 확실한 믿음은 없다. 허리 통증을 겪은 심창민은 그간 2군 경기를 한 차례도 소화하지 않아 "당분간 편한 상황에서 내보내겠다"고 류중일 감독이 밝혔다.
이에 따라 일단 선발을 믿는 야구를 할 수밖에 없다. 줄 점수는 주면서 타선의 힘으로 승리를 거머쥐는 게 지금 삼성이 할 수 있는 야구다. 실제 3번 구자욱-4번 최형우-5번 이승엽 중심 타선은 어느 팀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전날까지 구자욱의 타율은 3할6푼1리, 최형우는 3할6푼으로 상대가 느끼는 위압감은 상당하다.
문제는 선발이 너무 빨리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플란데는 31일 야수들이 1회말 2점을 뽑아줬지만 2회초 2실점했다. 3-2이던 3회초 역시 제구난을 겪으며 난타를 당했다. 한 이닝에만 4안타 3볼넷에 주루방해까지 나오면서 6실점. 류 감독은 이를 두고 "초반 분위기만 놓고 보면 충분히 해볼만 했는데"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캠프 때 수없이 연습한 협살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에도 고개를 흔들었다.
1일 정인욱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도 결정구를 던지지 못해 1회에만 4실점했다. 이 과정에서 포수 이지영의 송구 실책까지 나왔다. 제구난을 겪고 있는 그가 더욱 핀치에 몰린 이유다. 이후 2회에도 1실점한 정인욱. 그나마 3~4회는 잘 막았다. 2이닝 연속 삼자범퇴였다. 하지만 5회 다시 5실점하며 고개를 떨궜다. 삼성 벤치는 7-0이던 2사 1,2루에서 이홍구에게 좌월 3점 홈런을 얻어맞자 그제서야 투수 교체를 감행했다.
결국 코칭스태프 속만 까맣게 타 들어간다. 불펜에는 경기를 풀어나갈 줄 아는 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윤성환 차우찬을 빼면 선발진이 제 몫을 못 한다. 그나마 야수들이 경기 초반 상대 마운드를 두드리면 팽팽한 흐름을 위한 투수 교체를 할텐데, 이날은 또 지크에게 철저히 묶였다. 앞으로 27경기를 남겨놓은 삼성. 부상 선수 속출과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으로 잔여 경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대구=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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