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충무로의 천재 감독이라고 불리는 김태용 감독의 신작 '여교사'가 4일 개봉했다. '여교사'는 계약직 여교사가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온 이사장 딸과 자신이 눈여겨보던 남학생의 관계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질투를 그린 작품으로 김하늘 유인영 이원근이 주연을 맡았다.
'여교사'는 치정멜로, 19금 로맨스, 문제작 등 여러가지 수식어로 불리고 있다. 박효주(김하늘)와 신재한(이원근) 그리고 추혜영(유인영)의 관계가 파격적이고 예측 불가한 상황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중 추혜영 캐릭터에 대해서는 꽤 논란이 될만하다.
우선 추혜영은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는 인물이다. 아버지는 자신이 교사로 있는 학교의 재단 이사장이다. 곧 결혼할 연인은 잘나가는 사업가고 본인은 아버지의 '빽'으로 곧장 정교사 지위를 얻었다. 사실 성격도 누구 못지 않게 해맑다. 주위의 질투와 시기를 받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특별히 과격한 악행을 저지르지도 않는다. 악행이라고 할 수 있는 그의 조그마한 시도는 성패를 예측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관객들은 그동안 영화에 등장했던 '클리셰'(판에 박은 듯한 문구 또는 진부한 표현을 가리키는 용어)에 젖어 있다. 때문에 추혜영이라는 인물이 그저 악할 것이라고 속단하고 덧씌울 뿐이다.
유인영 본인도 인터뷰에서 "연기를 하면서도 나는 추혜영이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감독님이 '맑은 악역'이라고 말 할 때도 '내가 왜 악역이에요'라고 되물었다"며 "난 추혜영이 피해자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고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고 느꼈다. 후반부도 추혜영이 꿍꿍이가 있기 보다는 박효주를 완전히 용서했다고 생각했고 촬영할 때도 '효주가 더 나쁜 것 아냐'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사실 '여교사'의 파국은 주위의 환경적 요인보다는 박효주의 질투심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추혜영이 악역일까'하는 문제는 의구심이 생긴다.
'여교사'는 '질투'라는 코드로 기간제 교사, 금수저 논란 등 우리 사회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들을 모두 등에 업고 있는 박효주는 너무 '꽉' 막혀있고 융통성도 없고 사회성도 부족한 편이다. 자신에게 호의를 보이는 이들에게도 과도하게 적대적이다. 때문에 영화 속 파국이 박효주의 성격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문제다. 이런 문제들을 다 차치하고라도 박효주는 악역인 것일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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