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제일 힘들다. 도와주셨으면 한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호재는 없고 악재만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열리는 첫 대규모 국제대회라 욕심은 나는데, 시작 전부터 선수들의 낙마로 머리가 아프다.
김 감독을 비롯한 WBC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분위기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리고 실제로 침울했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뽑고 싶은데, 여론이 안 좋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음주 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켰다. 에이스 김광현(SK 와이번스)은 수술대에 오른다. 메이저리거인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소속팀에서 출전을 반대하고 있다. 이미 28인 최종 엔트리 발표날 이용찬(두산 베어스)이 수술을 받는다고 해 심창민(삼성 라이온즈)로 교체했던 아픔이 있었다.
여기까지는 예정된 고행이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날벼락이 떨어졌다. 포수 강민호(롯데 자이언츠)까지 무릎 통증으로 빠지게 됐다. 김 감독은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자꾸 일어난다. 강민호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마지막까지 선수 몸상태를 체크하다 최종 확정 발표를 해야하는 게 아닐까 모르겠다"고 했다.
결국 이날 오승환 합류 여부는 결정하지 못했다. 강정호는 김하성(넥센 히어로즈)으로, 강민호는 김태군(NC 다이노스)로 교체했다. 김광현의 빈 자리를 채울 대체자와 추신수, 김현수 교체 여부는 더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50인 예비 엔트리에서도 이름을 빼야 하는 선수까지 나왔다. 사실 강민호가 자리를 비우면 이재원(SK 와이번스)의 승선이 유력했다. 그런데, 이재원도 최근 무릎 수술을 받았다. 외야수 김주찬(KIA 타이거즈)도 허벅지 수술을 받아 이탈하게 됐다. 이들을 대신해 이지영(삼성 라이온즈) 박동원(넥센 히어로즈) 오지환(LG 트윈스) 박건우(두산) 등이 추가로 50인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그동안 여러차례 대표팀 감독을 맡으며,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이번이 제일 힘들다. 코칭스태프 모두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대표팀을 위해 많이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그래도 미국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LG 트윈스, 넥센 히어로즈, kt 위즈, NC, SK에서 대표팀 선발 선수들을 구단 캠프에 합류시키지 않고 대표팀 오키나와 캠프로 바로 보내준다고 한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믿어주는 것 아닌가"라며 고마워했다. KBO리그 10개팀 모두 2월 1일 공식 훈련을 시작한다. 대표팀은 2월 12일 일본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린다. 구단들은 미국에 갔다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돌아오는 일정이 무리라고 판단했다.
이들 5개팀 소속 선수 중 투수 차우찬 임정우(이상 LG) 장시환(kt) 원종현(NC) 박희수(SK)은 선동열, 송진우 코치와 괌에 미니 캠프를 차릴 예정이다. 야수 서건창(넥센) 박석민(NC)의 훈련 방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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