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깎신' 김경아(40·대한항공)가 태극마크를 달고 돌아왔다.
김경아는 10~14일까지 충북 단양국민체육센터에서 2017년 탁구 국가대표 상비1군 최종선발전에서 1위 양하은(23·대한항공), 2위 전지희(25·포스코에너지)에 이어 여자대표팀 전체 3위에 올랐다. 이번 선발전에서는 남녀 각 14명의 상비1군 가운데 아시아선수권(4월9~16일 중국 우시), 세계선수권(5월29일~6월5일)에 나설 선수들도 모두 선발했다. 김경아는 남녀 각 5명(성적순 4명, 추천 1명) 선발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5년만의 태극마크와 함께 세계선수권 출전을 확정했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손꼽히는 김경아의 3위 선발은 '일대 사건'이다. 김경아는 1977년생, 한국나이로 올해 마흔이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직후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대한항공 여자탁구단 플레잉코치로 활약했으나 천생 선수였다. 첫째 종윤에 이어 둘째 딸 서윤이를 낳은 후인 재작년(2015년) 가을 다시 선수로 등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후배 서효원 양하은의 코치 겸 훈련 파트너를 자청,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기도 했다.
2017년 정유년 새해, '깎신'이 돌아왔다. 김경아는 13일까지 17승을 기록했다. 1위 양하은, 2위 이시온 등 후배들과 나란히 선두권을 형성하며 파란을 예고했다. 마지막날인 14일에도 그녀는 흔들리지 않았다. 철녀의 모습 그대로 '2승'을 추가하며 19승5패로 전체 3위를 기록했다. 열살도 더 어린 후배들과의 맞대결에서, 실력, 체력, 경험, 투혼, 어느 하나 한치도 밀리지 않았다.
2012년 세계선수권 단체전 동메달 이후 은퇴한 그녀가 5년만에 세계무대에 다시 서게 됐다. 김경아는 "국내에서 열리는 코리아오픈에 한번 출전해볼까 하는 가벼운 생각으로 선발전에 임했는데… 그냥 한경기 한경기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협회는 올해부터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출전을 상비군 선수들에 한해 허용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오픈대회 출전을 위해 상비군 14명 안에 이름을 올리려던 그녀가 덜컥 세계선수권 티켓을 따냈다. "정말 될 줄 몰랐는데, 이렇게 돼버려서 솔직히 얼떨떨하다"며 웃었다.
2012년 당예서, 김경아, 박미영 등 걸출한 언니들의 은퇴 이후 4강권에서 멀어진 대한민국 여자탁구에 '쎈' 언니가 돌아왔다. 클래스는 영원하다. 여자탁구를 위해 해야할 일이 아직 남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2017년 탁구 남녀 상비 1군 최종 선발전 결과(남자 4위-여자 5위까지 세계-아시아선수권 출전)
남자부
장우진(미래에셋대우, 21승3패), 이상수(삼성생명, 19승5패), 정영식(미래에셋대우, 19승5패), 정상은(삼성생명, 18승6패), 안재현(대전동산고, 18승6패), 김민석(KGC인삼공사, 18승6패), 조승민(삼성생명, 16승8패), 서현덕(국군체육부대, 15승9패), 김민혁(삼성생명, 14승10패), 김동현(한국수자원공사, 14승10패), 박강현(삼성생명, 14승10패), 황민하(중원고, 13승11패), 임종훈(KGC인삼공사, 13승11패), 박정우(KGC인삼공사, 12승12패)
여자부
양하은(대한항공, 20승4패), 전지희(포스코에너지, 19승5패, 귀화 규정으로 세계-아시아선수권 출전불가), 김경아(대한항공, 19승5패), 이시온(미래에셋대우, 19승5패), 서효원(렛츠런파크, 17승7패), 유은총(포스코에너지, 16승8패), 이은혜(대한항공, 15승9패), 이현주(렛츠런파크, 15승9패), 박주현(렛츠런파크, 14승 10패), 김지호(이일여고, 13승11패), 최효주(삼성생명, 13승11패), 정유미(삼성생명, 13승11패), 김별님(포스코에너지, 13승11패), 송마음(미래에셋대우, 12승1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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