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와 압박감, 책임감이 김태균(한화 이글스)을 쓰러트렸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단체 훈련을 진행했다. 김인식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단이 그라운드에 나와 가볍게 몸을 풀고 기본 훈련을 소화했다. 정오에 시작한 훈련은 오후 2시 무렵 끝났다. 한국 대표팀에 주어진 시간이었다.
그런데 내야수 김태균은 보이지 않았다. 크고 작은 부상이 있는 김재호와 양의지, 박석민은 훈련을 소화했으나 김태균은 참가하지 않았다.
몸살이 심해서라고 했다. 취재진을 만난 김인식 감독은 "새벽 3시에 김태균이 대표팀 트레이너와 함께 응급실에 갈 정도로 몸이 안 좋았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김태균은 전날(7일) 열린 네덜란드전에 선발 출전했다. 몸 상태도 나쁘지 않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로 몸살이 심해져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진료 후 야구장에 나오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몸 상태를 나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김태균은 이스라엘전과 네덜란드전에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수 차례 찬스에서 아쉽게 물러났다.
팀이 이겼다면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대표팀은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 2패를 당했다.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인식 감독도 "몸도 피곤하겠지만, 김태균이 아픈 것은 결국 정신적인 부분이 크다고 본다. 선수들은 야구가 안 되고, 경기에 지면 굉장한 피로감을 느낀다"고 했다.
중심 타자로서 부담감과 책임감이 결국 그를 쓰러트린 셈이다. 2패를 당하면서 비난의 화살은 '터지지 않은 타선'을 향했다. 더구나 김태균은 쿠바, 호주와 평가전에서 타격감이 좋아 기대가 컸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와 반대로 나오고 말았다. 김태균을 비롯한 중심 타선 침묵은 패배로 직결됐다. 9일 1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대만전이 남아있지만 김태균의 출전은 불투명하다. 김인식 감독은 "김태균을 비롯해 아픈 선수들의 컨디션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고척=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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