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앤서니 레나도(28)는 2m04 장신이다. 두산 베어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2m03)를 연상시키는 체형이다. 지난해 말 레나도와 일찌감치 계약하면서 삼성은 큰 키에서 내리꽂는 공이 위력적인 니퍼트급 활약을 머릿속에 그렸을 것이다. 총액 105만달러 몸값에 레나도에 대한 기대치가 담겨있다.
삼성이 목을 빼고 기다렸던 레나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2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 첫 선발 등판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가래톳 부상으로 전력에 제외됐는데, 개막 후 50여일이 지난 시점에서 뒤늦게 첫선을 보였다. 경기 전에 만난 김한수 삼성 감독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를 하고 싶다. 첫 등판이니만큼 무리를 시키지 않겠다"며 투구수 80개를 얘기했다. 퓨처스리그(2군) 2경기에서 5이닝 3실점하고 1군 콜업. 점검 차원의 등판이었다고 해도, 다소 아쉬운 내용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첫날 레나도에게서 니퍼트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일단 직구 스피드가 140km를 겨우 넘었다. 140km 후반, 최고 150km까지 던진다고 알려졌는데 말이다. 타자를 압도하기 어려운 구속이다.
시작은 불안했으나 맥없이 무너지지 않았다. 1회 선두타자 이대형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공이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돼 스크라이크존을 벗어났다. 이어 안타를 허용해 무사 1,3루. 3번 박경수를 병살타로 처리했는데, 이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2회에도 선두타자 출루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장성우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kt는 보내기 번트로 착실하게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7번 정 현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0-2. 2점을 뒤진 상황에서 레나도는 착실하게 페이스를 찾아갔다. 3회 1번 이대형을 내야 뜬공, 2번 오정복과 3번 박경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공 9개로 세 타자를 처리했다. 4~6번 중심타선을 맞은 4회도 삼자범퇴로 봉쇄.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어갔다. 2회 1사후부터 8타자 연속 범타.
압도적인 공이라고 보기 어려웠는데, 안정적인 제구로 상대를 공략했다. 5회는 선두타자 볼넷과 이어진 송구 실책, 보내기 번트로 1사 3루를 맞았고, 희생타로 추가 실점을 했다. 투구수가 80개에 가까워지면서 구속이 130km대 중후반으로 내려왔다. 5이닝 4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에 투구수 85개.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던졌다.
비교적 무난한 데뷔전이었다. 레나도가 삼성이 애타게 기다렸던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까. 평가는 조금 더 지켜본 뒤 내려야할 것 같다. 첫날 투구만으론 흔쾌히 오케이 사인을 주기 어렵다.
대구=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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