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순이 자주 바뀌는 것은 그만큼 공격력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전날 타자들이 잘 쳐서 이기면 다음 날 같은 타순을 들고 가는 감독들이 많다. 사이드암스로나 왼손투수가 선발이 아닌 이상 변화를 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 선발과의 성적, 전날 타격 성적, 당일 컨디션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매일 같은 타순을 쓰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올시즌 54경기에서 45가지의 타순을 사용했다. 다른 팀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라인업 종류가 가장 많은 팀은 SK 와이번스로 55경기에서 53가지의 라인업을 들고 나갔다. 가장 적은 팀은 KIA 타이거즈로 56경기에서 42개의 라인업을 사용했다.
롯데 타순의 핵심은 손아섭이다. 지난해에도 조원우 감독은 손아섭에게 가장 어울리는 타순을 찾아주기 위해 시즌 내내 고민을 했다. 올시즌에도 손아섭은 1번 또는 3번에서 타격을 하고 있다. 롯데에서 1번을 가장 많이 친 타자는 손아섭이다. 또한 3번 타순에 가장 많이 들어간 타자도 손아섭이다. 1번 타순에서는 타율 3할7푼1리, 3번 타순에서는 2할4리를 쳤다. 성적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손아섭은 2번 타순에서도 46타석이나 들어가 타율 4할1푼을 때렸다. 전체적으로 테이블세터에서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전준우가 복귀하면서 손아섭의 타순에 약간 변화가 생겼다. 지난 2~3일 롯데는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1번 전준우, 2번 손아섭을 들고 나갔다. 4일 경기에서는 전준우가 5번으로 밀리면서 손아섭이 1번으로 돌아왔다. 앞서 롯데는 지난달말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3연전서는 손아섭-이우민-전준우 순서로 상위타순을 꾸렸다. 지난달 23일 전준우가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손아섭을 1번, 전준우를 3번에 포진시키다가 최근 들어 1번 전준우, 2번 손아섭 타순을 써 본 것이다.
하지만 전준우가 부상을 입기 전인 시즌 초에는 1번 전준우, 3번 손아섭이 메인 타순이었다. 2번은 외국인 타자 번즈가 쳤다. 시즌 전에 계획했던 라인업이다. 전준우가 부상으로 빠진 뒤에는 손아섭이 톱타자를 맡았다. 그리고 전준우가 돌아온 후에도 손아섭이 톱타자를 지키는 형국이었다. 여기에 최근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5일 현재 손아섭은 46득점을 이 부문 1위다. 출루율은 4할2푼으로 6위이며 팀내에서는 이대호(0.447)에 이어 2위다. 도루는 7개로 공동 7위. 기록으로 보면 톱타자에 적격인 타자다. 하지만 조 감독이 손아섭을 3번에도 쓰는 이유는 중장거리 스타일로 클러치 능력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현재 손아섭은 6홈런, 30타점을 기록중이다. 조 감독은 "아섭이를 1번에 쓰면 아까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결국 시즌 초처럼 전준우가 톱타자로 자리를 잘 잡을 경우 손아섭의 타순도 3번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전준우는 이날 현재 타율 3할3푼3리, 출루율 0.378, 7홈런, 18타점, 19득점을 기록중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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