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 속에 열린 영구결번식은 더 찡하고 감동적이었다.
이병규의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이 9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경기 전 공식 은퇴행사가 열렸고, 이날 한화 이글스전이 양석환의 결승 투런포 등에 힘입어 7회 3대2 강우 콜드게임승으로 끝났다. 경기가 종료된 뒤 이병규의 영구결번식이 개최됐다. LG는 당초 비의 양이 많으면 팬들의 안전을 위해 영구결번식을 생략하려 했지만, 많은 비에도 잠실구장을 가득 메우고 떠나지 않은 팬들의 환호 속에 프로야구 역대 13번째 영구결번식이 시작됐다.
먼저 이병규의 20년 지기 친구인 가수 포지션(임재욱)이 이병규 현역 시절 등장 음악인 'I was born to love you'를 라이브로 열창했다. 이후 이병규가 구장 가운데 단상에 섰고, 이병규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상이 소개됐다. 자신의 야구인생을 돌이켜 본 이병규는 살짝 울컥한 모습.
이어 이병규의 등번호인 9번이 영구결번 선언됐다. 축포가 터졌고, 외야 관중석에는 통천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어 이병규가 그라운드의 자신의 등번호 9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반납했다. 이 유니폼은 이천 챔피언스파크에 있는 구단 역사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LG 영구결번 1호 주인공 김용수, 그리고 이병규와 절친한 손 혁 MBC 스포츠+ 해설위원, 조성환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전광판을 통해 LG 선, 후배들, 프런트, 팬들, 그리고 어머니 김순금 여사가 이병규에게 영상 편지를 전달했다. 어머니는 이병규가 전광판 영상을 바라보는 동안 뒤에서 깜짝 등장을 해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 때 이병규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박용택도 울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이병규의 고별사 낭독. 이병규는 "처음 준비해보는 거라 어려웠다. 혼자 많은 고민도 해보고, 주변의 도움도 구했다"고 했다. 그리고 고별사를 낭독하며 "절대 울지 않겠다"던 이병규는 더욱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병규는 팬들에게 큰 절로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팬들이 응원구호인 'LG의 이병규'를 외치자 더욱 사무치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영구결번 기념 세리머니가 진행됐다. 이게 뜻깊었다. 이날 한화전 선발로 나섰던 후배들이 수비를 위해 모두 자기 수비 포지션으로 뛰어나갔다. 박용택과 정성훈은 베이스 코치 자리로 나갔다. 나머지 선수들은 일렬로 도열했다. 마운드에는 이동현이 섰다. 그러자 1루 덕아웃에서 이병규가 헬멧, 팔꿈치-발 보호대, 장갑을 착용하고 배트를 들고 타석에 들어섰다. 장내 아나운서가 정규시즌 경기처럼 이병규를 힘차게 소개했다. 팬들도 이병규의 이름을 외쳤다. 이동현과의 치열한 풀카운트 승부. 마지막 바깥쪽 공에 이병규가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당황한 듯 1구를 더 요구했다. 이번에도 헛스윙 삼진. 파울이 3개 더 나왔다. 그래도 이 세리머니의 결론은 안타를 치는 이병규의 모습이었다. 중전안타를 친 이병규는 베이스를 한바퀴 돌며 마지막 세리머니를 했다. 그렇게 이병규의 통산 기록은 6572타수 2044안타가 됐다.
이어 불꽃놀이가 진행됐고, LG 후배들은 헹가레를 쳐줬다. 이병규는 마지막으로 LG팬들에게 인사하며 LG 선수로서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감동과 웃음이 함께 한 영구결번식. 어느새 눈물을 흘리던 하늘도 울음을 그치고 이병규의 밝은 앞날을 축복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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