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한계가 공존한 대회였다.
남자프로농구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 안양 KGC가 2017 정관장 동아시아 챔피언스컵 대회를 마무리했다. KGC는 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쓰촨전에서 접전 끝에 90대83으로 패하며 대회를 3전 전패로 마감했다. 한국 대표 KGC를 비롯해 일본 대표 선로커스 시부야, 중국 대표 쓰촨 핀셩, 대만 대표 다씬 타이거즈가 참가해 지난 4일부터 3일간 홈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9월 중국 심천에서 열리는 FIBA 아시아 챔피언스컵 동아시아 예선 성격으로 열렸는데, KGC는 최종 4위를 차지하며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지 못했다.
일단 KGC는 이번 대회 성적에 대해 변명거리들이 있다.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지 열흘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회를 치렀다. KGC 김승기 감독은 "이런 몸상태에서는 다치지 않고 뛰는게 다행"이라고 했다. 그리고 주축 멤버인 오세근 양희종이 빠졌다. 오세근은 국가대표팀에 차출됐고, 양희종은 부상으로 뛸 수 없었다. 지난 시즌까지 함께하던 이정현이 전주 KCC 이지스로 이적했다. 토종 주전 3명이 모두 빠지고 외국인 선수도 없이 대회에 나섰다.
이런 어려움을 모르지 않지만, 분명한 한계도 있었다. 쓰촨을 제외하고는 다른 팀들도 외국인 선수 없이 대회를 치렀다. 쓰촨의 가드 크리스토퍼 리브스는 큰 위압감이 없었다. 프로 무대에서 백업 역할을 한다고 해도, 확실히 타 리그 선수들에 비해 개인 기량이 떨어졌다. 특히, 앞선 가드 라인의 개인기가 부족한 게 뼈아팠다. 잘 하다가도 결정적 순간 실책을 저지르고 급하게 경기를 푸는 모습도 자주 나왔다. 김 감독도 "앞선에서 공격은 뚫지를 못하고, 수비는 뚫린다. 기량 차이가 있다"고 현실을 냉정히 진단했다. 외국인 선수 '몰빵' 농구에 길들여진 국내 가드들의 한계를 이런 국제대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KGC가 아닌 다른 어떤 팀들이 참가했어도 비슷한 경기력이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희망 역시 공존했다. 대회 최고 수확인 김철욱이 대표적이다. 김철욱은 4일 시부야전 18득점 15리바운드, 5일 다씬전 24득점 14리바운드로 골밑을 지배했다. 쓰촨전에서도 경기 종료 1분여 전 80-78로 앞서는 중요한 팁인슛을 성공시켰다. 김 감독은 "의욕을 갖고 정말 열심히 한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8순위로 데려왔는데, 지금 하는 것만 보면 1순위 부럽지 않다"며 흡족해했다. 또다른 센터 김민욱도 매경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첫 두 경기 부진했던 가드진도 마지막 쓰촨전에서는 훨씬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경기를 치르며 선수 간 호흡도, 체력도 올라온 결과물이었다. 특히, 허리 부상을 털고 돌아온 김기윤이 상대 장신숲을 뚫고 7득점 9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이 눈에 띄었다. 박재한과 이원대도 가장 강한 팀을 만나 더욱 자신있게 플레이했다.
강병현의 부활도 반갑다. 아킬레스컨 파열 중상으로 지난 시즌 대부분을 쉰 강병현은 다씬전에서 3점슛 4방을 터뜨린 데 이어 쓰촨전에서도 3점슛 7개 포함, 23득점을 기록했다. 확실히 국가대표 경험까지 있는 선수라 낯선 선수들과의 대결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는 모습이었다.
이번 대회는 원래 7월 잠실학생체육관 개최 예정이었지만, 타국 참가팀들 문제로 미뤄지다 우여곡절 끝에 KGC의 도움 아래 펼쳐졌다. 하지만 KGC의 스타플레이어들이 빠지고 급하게 섭외된 팀들은 대만 외 우승팀이 아니어서 챔피언스컵 대회 취지를 무색케 했다. 7~8명의 선수들을 파견해 연습 개념으로 대회에 임했다. 또, 급하게 알려진 탓에 농구팬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KGC의 성적과 함께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안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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