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보름달 같은 희망이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년차 이다연(20)이 생애 첫 우승으로 활짝 웃었다. 이다연은 1일 경기도 용인 88 컨트리클럽 나라·사랑코스(파72)에서 열린 팬텀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기록, 3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무명 선수의 대반전이었다. 이다연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은 없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 고난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이정은(21) 이소영(20)과 함께 신인왕 후보로 꼽힐 만큼 전도유망한 선수였지만 드라이버 입스와 발목 부상 등으로 실력 발휘를 할 기회가 없었다. 올시즌 6월 한국여자오픈부터 대회 출전을 시작한 이다연은 체중을 지탱하는 왼쪽 발목 부상 후유증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2개 대회 연속 기권에 이어 4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우승은 커녕 시드 탈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였다. 한쪽 문이 닫히는 순간, 다른 쪽 문이 열렸다. 다른 쪽 문은 이번 팬텀 클래식이었다.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전날 2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공동선두 그룹에 2타차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다연의 우승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았다. 경쟁자가 쟁쟁했다. 올해 2승을 올린 오지현(21), 통산 5승의 '퍼팅 달인' 이승현(26)이 공동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갔다. 상금랭킹 2위 김지현(26)도 2타차 공동 4위로 역전 우승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최종 라운드는 이다연의 무대였다. 출발부터 매섭게 몰아쳤다. 1번홀(파4)을 버디로 시작한 이다연은 6번(파4), 7번홀(파3) 연속 버디로 공동선두에 올라섰다. 이어 9번(파4), 10번홀(파5) 연속 버디로 질주를 이어갔다.
11번홀(파4)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기록한 이다연은 오지현에게 추격을 허용했지만 13번홀(파3) 버디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오지현은 버디 4개를 잡아냈지만 고비마다 나온 보기 2개에 발목이 잡혀 시즌 3승을 미뤄야 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이다연은 시드 걱정을 덜었다. 2019년까지 시드를 확보한 데 이어 우승 상금 1억2000만 원을 받아 상금랭킹 30위 이내에 진입했다.
시즌 상금 10억 원을 눈 앞에 뒀던 상금랭킹 1위 이정은은 공동30위(1언더파 215타)에 그치면서 68만원이 모자란 9억9932만원에 머물렀다.
한편, 이날 제주도 제주시의 크라운 컨트리클럽(파72, 7075야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카이도 온리 제주오픈 with 화청그룹 최종 라운드는 악천후로 취소됐다. 우승은 3라운드까지 8언더파 208타를 기록중이던 이지훈(31)에게 돌아갔다.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약하던 이지훈은 프로 데뷔 5년 만의 첫 승을 신고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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