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챔피언' 현대캐피탈의 상승세가 무섭다.
1라운드에서 4위에 머문 현대캐피탈은 2라운드부터 조금씩 분위기를 탔다. 3라운드 들어 본연의 모습을 찾았다. 3연승을 달리며 본격적인 선두경쟁에 뛰어들었다. 6일에는 11연승을 달리던 삼성화재에 3대0 완승을 거두기도 했다. 2위 현대캐피탈(승점 28)은 선두 삼성화재(승점 30)와의 승점차를 단숨에 2점으로 줄였다.
확 살아난 현대캐피탈. 비결은 역시 '블로킹'이다. 요즘 현대캐피탈은 철벽에 가깝다. 최근 3경기에서 올린 블로킹 점수만 무려 37득점이다. 특히 '넘버원 센터' 신영석은 신들린 활약을 펼치고 있다. 14경기 48세트에서 50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세트당 평균 1.04개의 블로킹을 기록 중이다. V리그 출범 후 정규리그 세트당 1개 이상의 블로킹을 성공시킨 것은 2006~2007시즌 당시 한국전력에서 뛰었던 '거미손' 방신봉(1.09개)이 유일하다.
신영석 뿐 아니다. 김재휘(세트당 0.62개) 차영석(0.44개) 노재욱(0.36개) 문성민(0.35개) 등 포지션에 관계없이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원래 높이가 좋았던 현대캐피탈이지만 올 시즌은 그야말로 '넘사벽'이다. 세트당 2.9개(14경기 51세트 148개)의 블로킹으로 이 부분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삼성화재·세트당 2.64개)와의 격차가 제법 된다. 블로킹 득점을 한 선수와 함께 점프해 같이 벽을 만들어주는 선수에게 주는 블로킹 어시스트 부분에서도 세트랑 2.45개로 1위에 올라 있다. 블로킹에 관한 모든 지표에서 압도적 수치를 보이고 있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높이는 현대캐피탈의 고민이었다. 신영석과 함께 중앙을 지킨 최민호가 군 복무를 위해 팀을 떠났기 때문. 하지만 오히려 현대캐피탈의 높이는 더욱 높아졌다. 최태웅 감독도 흡족해 했다. 최 감독은 "어차피 최민호가 워낙 잘하는 선수였기 때문에 한 두 선수로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함께 뛰는 선수들이 모두 잘해주고 있다"고 했다. 중심을 잡아주는 신영석에 대해서는 "지금이 절정이 아닌가 싶다"며 엄지를 치켜올렸다.
비결이 궁금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1, 2라운드에는 타 팀들이 선수들 이동도 있고 해서 어색한 부분이 있었는데, 경기를 치르다보니 눈에 익더라"고 했다.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최 감독은 이내 전술적인 부분을 설명했다. 현대캐피탈은 신영석을 중심에 두고 팀에 맞춰 김재휘와 차영석을 번갈아 기용하고 있다. 최 감독은 "두 선수 특징이 명확하다. 높이가 좋은 팀을 상대로는 올라가는 타이밍이 좋은 (김)재휘를, 빠른 팀에는 스피드가 좋은 (차)영석이를 기용한다"고 했다. 실제 이 부분이 재미를 보고 있다. 현미경 분석도 빼놓을 수 없다. 최 감독은 "영상을 보면서 선수들이 좋아하는 코스를 정밀하게 분석한다. 신영석이 자신의 경험이나 분석을 타 선수들에게 이야기 해주는 부분도 크다"고 했다.
올 시즌은 유독 블로킹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남녀부 모두 높이를 지배하는 팀이 리그를 이끌고 있다. 최 감독은 "올 시즌은 서브를 얼마나 강하게 넣느냐가 화두다. 서브와 블로킹의 상관관계가 있다. 서브가 강하게 들어갈수록 블로킹 횟수가 늘어난다. 블로킹이 좋다는 것은 서브도 함께 좋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블로킹을 정복한 현대캐피탈의 상승곡선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선수들은 블로킹을 한 뒤 그 느낌을 '손맛'이라고 한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손맛을 보고 있다"며 "그 맛을 더 봤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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