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수치가 만족스럽지 않다."
신태용 한국 축구 월드컵대표팀이 4일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가진 첫 오후(현지시각, 한국시각 5일 새벽) 훈련에서 한 말이다.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준비 중인 우리 태극전사들은 최근 계속 브래지어와 유사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유니폼 안에 착용한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6월 1일) 때도 그랬고, 레오강 첫 훈련에서도 장비를 찼다.
이 장비는 GPS가 달려있어 선수들의 움직임을 수치화할 수 있다고 한다. 선수들의 슈팅, 패스, 뛴 거리, 방향 전환, 점프, 가속도 등이 전부 숫자를 통해 볼 수 있다. 이 자료를 보고 선수들의 몸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은 "GPS 장비로 선수들을 체크하고 있는데 기대치보다 부족하다. 남은 기간 관건은 얼마나 체력을 끌어올리느냐에 달려있다, 체력 훈련인 파워프로그램을 하고 싶어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수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높은 수준의 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금의 한국 축구 대표팀은 러시아월드컵에서 싸울 상대(스웨덴 멕시코 독일) 보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에서 밀린다. 팀 기본 전력에서도 우리가 열세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신태용 감독도 수 차례 강조했듯이 상대 보다 한발 더 뛰고 팀이 하나로 뭉쳐서 싸워야 승산이 높아진다. 그러기 위해선 태극전사들이 체력적으로 강하고 피로회복 속도가 빨라야 ?다. 따라서 신 감독이 살짝 흘린 "GPS 수치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건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신 감독도 "주어진 시간이 많았다면 체력 훈련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싶다"고 했었다. 하지만 5월 21일 첫 소집 이후 시간적으로 체력 훈련 프로그램을 하기엔 부족했다. 소속팀에서 경기를 하다온 태극전사들에게 강도높은 체력 훈련은 독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피로를 풀어주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선택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전사들은 6개월 합숙 기간 동안 체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그 결과, 강철 체력으로 세계적인 강호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무너트리는 기적 같은 드라마를 썼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다른 팀들 보다 합숙 훈련 기간을 늘릴 수 없다. FIFA 소집 기준을 따른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상대 보다 더 강한 체력 훈련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렇다고 개인 기량이 더 뛰어난 상황도 아니다. 체력을 끌어올리는 건 개인 과제다. 신 감독은 GPS 수치를 보면서 가장 몸상태가 좋은 선수를 골라서 쓰면 그만이다.
그래서 신 감독은 상대를 깨트릴 전략과 전술에 더 몰두한다. 준비한 걸 상대편에 보여주지 않으려고 집착한다.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첫 스웨덴(18일 오후 9시)까지 13일 남았다.
레오강(오스트리아)=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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