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는 아직 세계적인 수준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4년 마다 꾸준히 월드컵 본선에 나가 세계적인 강호들과 대결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 늘 '경우의 수'라는 걸 따지게 됩니다. 일부 축구팬들은 이번 신태용호가 3패할 게 뻔한데 뭐 하러 경우의 수를 따지냐고 냉소 섞인 얘기까지 합니다. 그렇지만 태극전사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싸우고 있습니다.
신태용호의 16강 경우의 수 계산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약체로 꼽힙니다. 우리 대표팀(FIFA랭킹 57위)은 조별리그에서 스웨덴(24위) 멕시코(15위) 독일(1위)과 차례 대로 싸웁니다. 당초 디펜딩 챔피언이자 우승 후보 중 하나인 독일이 3승을 해주면 우리나라가 가장 좋아할 수 있는 시나리오였습니다. 그런데 독일이 첫 판부터 멕시코를 제압하지 못했습니다. 독일은 18일(한국시각)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서 멕시코에 0대1로 패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어요. 독일은 승점 0점, 멕시코는 승점 3점.
이건 한국이 그렸던 베스트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16강으로 가는 길이 더 험난해진다고 보는게 맞아요. 독일이 3승으로 압도적으로 조 1위를 차지하고, 2위를 놓고 대결하는 게 우리에겐 좋습니다. 8년 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우리 조에서 3승을 거둔 것과 같은 상황을 생각하면 됩니다. 당시 허정무호는 1승1무1패로 조 2위로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올랐지요. 그러나 2006년 독일월드컵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네덜란드 출신)이 이끈 한국은 2010년과 같은 1승1무1패를 거두고도 조 3위로 아쉽게 탈락했습니다. 당시 우승후보로 꼽힌 프랑스가 1승2무(조 2위)로 대회 초반 부진하면서 한국에 행운이 따르지 않았습니다. 당시 스위스가 2승1무(조 1위)로 16강에 올랐습니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스웨덴과 1차전을 치릅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승점 3점으로 순항할 수 있지만, 비기거나 질 경우 향후 멕시코전(24일)과 독일전(27일)이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스웨덴전을 잡더라도 멕시코와 독일에 연달아 질 경우 1승2패로 조별리그 탈락할 수도 있고요. 비길 경우 한국과 스웨덴이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지게 되는데 그 경우도 쉽지 않습니다. 만약 우리나라가 스웨덴에 패한다면 16강 가능성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한국은 2차전에서 멕시코와 만납니다. 멕시코는 독일전에서 확인한 것 처럼 선수들의 개인기가 좋고 역습이 매우 날카롭습니다. 한국 입장에선 스웨덴 보다 제압하기 더 힘든 상대가 멕시코입니다. 독일의 2차전 상대는 스웨덴입니다. 독일도 1차전에서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했기 때문에 급해졌습니다. 무조건 승리해야 16강으로 갈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됩니다. 또 독일은 1차전 패배로 우리와의 3차전도 베스트 멤버로 무조건 승리하려고 할 겁니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독일전까지 봐야 F조 16강팀이 완전히 가려질 수 있어요. 우리 태극전사들이 마지막 경기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의 베스트 멤버를 상대로 승리까지 해야 16강 가능성이 생기는 경우의 수도 만들어질 수 있다. 골득실차까지 따지게 되면 더 복잡해지겠지요.
독일이 멕시코에 지면서 F조의 16강은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안개정국이 돼 가고 있습니다. 언제쯤이면 우리 축구는 경우의 수 생각하지 않고 편안하게 월드컵을 즐길 수 있을까요. 니즈니 노브고로드(러시아)=스포츠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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