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수에 이어 우익수 변신?
KT 위즈 '괴물신인' 강백호는 성공적인 프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시즌 팀이 치른 76경기 중 7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6리 13홈런 40타점을 기록중이다. 개막 후 뜨거운 타격을 보여주다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최근 타석에서 자신감을 완벽하게 회복했다. 최근 5경기 중 4경기에서 2안타씩을 때려냈다. 팀이 6월 들어 하락세를 타는 가운데, 신인 강백호만 겁없이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는 평가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도 차츰 성장하고 있다. 고교 시절 포수, 투수로 주로 뛰었던 강백호는 프로에서 타자로 전념하기 위해 좌익수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고교 시절에도 해보지 않은 외야 수비를 프로에서 당장 하려니 쉽지 않았다. '만세'도 몇 차례 부르고, 그 불안감 때문에 지명타자로 나서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좌익수로 선발 출전하는 경기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제 웬만한 타구들은 곧잘 처리한다.
뛰어난 야구 센스와 연습의 결과물. 강백호는 김진욱 감독에게 "굴러오는 공을 타이밍에 맞게 잡아 송구하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마운드에서 공 던지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외야에서 공 던지는 게 훨씬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연습에 몰두했다고 한다. 워낙 야구 센스가 좋아 습득력이 빨라, 하루가 다르게 수비 실력도 나아지고 있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그래서 강백호는 또 한 번의 변신을 준비중이다. 당장 이뤄질 건 아니어도, 후반기에는 무조건 달라진 강백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로 우익수 출전이다.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가 지키는 중견수, 유한준의 우익수 자리가 확실했던 반면 좌익수는 경쟁 체제였다. 그래서 강백호가 좌익수 포지션으로 무혈입성 할 수 있었다. 여기에 외야 세 포지션 중 수비가 가장 떨어지는 선수를 좌익수에 포진시키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강백호가 우익수로도 뛸 수 있으면 여러모로 더 좋다는 계산이다. 일단, 체력 관리를 해줘야 하는 유한준의 지명타자 출전 경기수를 늘릴 수 있다. 유한준이 타격에만 전념하면, KT 타선의 파괴력이 더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좌익수 포지션에 다양한 선수들을 투입하며 상대팀, 상대투수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짜는 것도 쉬워진다. 김 감독은 "오태곤의 경우 우익수보다 좌익수로 뛸 때가 확실히 더 안정적"이라고 했다.
강백호 개인의 가치를 끌어올리기에도 좋다. 김 감독은 "타격은 말할 것도 없고, 우익수 수비만 가능해진다면 강백호의 선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같은 타격 실력이라면, 좌익수보다 우익수가 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 평가를 받는다. 손아섭(롯데 자이언츠) 나성범(NC 다이노스) 등 공격형 우익수들이 롤모델이 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우익수는 어깨가 좋아야 한다고 하는데, 마운드에서 150km 강속구도 뿌리는 강백호이기에 다른 수비의 안정만 된다면 우익수로서 안성맞춤이다.
날로 진화하고 있는 강백호가, 수비에서도 더 좋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팀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김 감독이 후반기 새로운 실험을 할 예정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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