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지명의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19 신인 1차 지명을 공개 행사로 실시했다. 그동안 구단이 지명 선수를 알려주면, 일괄 발표를 하는 형식이었는데 더 큰 주목을 받아야 하는 1차 지명 선수들이 공개 선발로 진행되는 2차 지명 선수들과 비교해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판단에서 처음으로 공개 행사를 가졌다.
선수를 궁금해하는 팬들이나 선수 본인, 그리고 가족들에게는 좋은 추억이 된 행사였다. 하지만 긴장감은 매우 떨어졌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미 각 구단 지명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기량 좋은 선수들이 최유력 후보로 꼽혔고, 심지어는 행사 전 감독들이 "우리는 이 선수 뽑는다"고 얘기해 김이 빠지기도 했다.
그래서 1차 지명을 대신할 전면 드래프트 시행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프로스포츠처럼 지역 연고와 관계 없이, 전면 드래프트를 실시해야 드래프트 현장에서 깜짝 이변과 다양한 스토리가 나올 수 있다. 각 구단들의 치열한 머리 싸움도 경기만큼이나 재미있는 요소다.
그래서 한국 프로야구도 2010년부터 3년간 전면 드래프트를 실시했다. 하지만 지역 아마추어 팀에 대한 프로구단들의 지원이 뚝 끊기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유망주 선수들이 우선적으로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계기도 됐다. 여러 이유로 2104년부터 다시 1차 지명이 부활했다.
그러나 또 찬반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선수 수급이 좋은 지역은 1차 지명을 선호한다. 수도권, 그리고 도시 규모가 큰 부산과 광주 연고 팀들이다. 반대로 야구부를 가진 학교 수 자체가 적고, 좋은 자원이 많지 않은 지방팀들은 전면 드래프트를 주장하고 있다. 창원을 연고로 하는 NC 다이노스 김종문 단장대행은 1차 지명 행사에서 "리그 평준화를 위한 드래프트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하기도 했다. 지방팀들은 아마추어 팀에 지원하는 여부를 떠나, 야구를 조금만 잘하면 선수들이 서울이나 대도시 명문교로 떠나버리는 상황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선수 개인과 그 가족이 더 나은 삶을 위해 내리는 선택이니 뭐라고 할 수도 없다.
양측의 이해 관계가 첨예하기 갈린다. 이쪽으로 가면 이 문제가 생기고, 저쪽으로 가면 또 구멍이 보인다. 전면 드래프트를 실시하면 지역 출신 스타를 키울 수 없다는 것과 지역 아마추어 야구 활성화 저해의 단점이 있따. 1차 지명은 좋은 자원이 많은 지역에만 계속 좋은 선수가 수급된다는 단점이 있다. 드래프트 흥미가 떨어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1차 지명 제도를 당장 없애기 힘들다면, 타 지역에서 선발되지 못한 선수들을 뽑는 방법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방팀이 연고 학교에서 마음에 드는 선수가 없다. 그런데 서울 3팀이 우선 지명을 하고 남은 선수 중 뽑고 싶은 선수가 있다고 한다면, 그 선수를 뽑을 수 있게 해주는 방식이다.
아니면 권역을 조금 더 크게 묶는 방법도 있다. 경기-인천 지역 SK 와이번스와 KT 위즈를 묶어 여러 학교 선수들을 관찰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부산과 경남의 롯데 자이언츠-NC를 묶을 수 있겠다. 어차피 학교수를 맞추느라 전북 지역 군산상고와 전주고는 창원 연고 NC에 묶여있는 기형적 시스템이다. 연고 방식을 바꾸는 방법도 고려해볼만 하다. 물론, 대도시 팀들의 환영을 받지는 못하겠지만 전면 드래프트를 반대하는 입장이라면 조금의 희생은 감수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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