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는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도루를 성공하면 단숨에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게 돼 단타 하나만 나와도 득점을 할 수 있다. 반면 도루를 실패하면 공격 기회 한번이 날아가는 셈이라 팀 분위기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특히 경기 후반의 도루 성공과 실패는 경기 결과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요즘엔 도루를 선호하지 않는다. 타고투저로 인해 굳이 도루를 하지 않더라도 점수를 뽑을 힘이 있기 때문이다. 도루보다는 타격을 했을 때의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더 강조한다.
하지만 1점을 뽑기 쉽지 않은 투수전에선 도루가 정말 중요한 득점 루트가 되기도 한다. 27일 KIA 타이거즈-SK 와이번스전은 도루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KIA는 4번 타자인 최형우가 도루로 상대에 끌려가던 분위기를 바꿨다. 최형우는 6회초 자신의 발로 득점을 만들었다. 2사후 상대 선발 산체스와 8구째가는 접전을 벌이며 끝내 볼넷을 얻은 최형우는 이범호 타석 때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과감히 2루로 뛰었다. 상대가 자신을 견제하지 않는 것을 이용한 정확한 타이밍에 달린 도루였다. 포수 이재원의 송구가 조금 옆으로 흘렀지만 접전. 마지막까지 본 우효동 2루심이 세이프를 선언했다. 최형우의 올시즌 두번째 도루이자 통산 26번째 도루였다. 곧바로 이범호의 좌전안타가 터져 최형우가 홈을 밟아 1-1 동점이 됐다. 타선이 산체스를 압박하지 못한 상황에서 최형우가 발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SK도 결승점을 도루로 만들어냈다. 역시 베테랑 김강민이 한건했다. 9번 타자로 출전한 김강민은 2-2 동점이던 8회말 1사후 KIA 선발 양현종으로부터 볼넷을 골라 나갔다. 이어 1번 노수광 타석 때 노수광이 삼진을 당하는 사이 2루를 파고들어 세이프. 양현종이 견제를 하긴 했지만 느슨한 면이 있었고, 김강민이 베테랑 답게 타이밍을 확실히 뺏은 결과였다. 2사 2루서 김성현의 안타 때 여유있게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했다.
KIA는 9회초 마지막 기회를 잡았으나 결국 승부를 바꾸지는 못했다. 선두 이범호가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이명기의 높이 뜬 번트를 투수 신재웅이 다이빙 캐치를 하며 2루로 달렸던 1루주자까지 잡아내는 병살이 됐고, 이어 정성훈과 나지완의 연속 안타로 2사 1,2루의 마지막 기회가 왔으나 대타 김주찬이 투수앞 땅볼로 물러나 경기가 3대2 SK의 승리로 끝났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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