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혁이 '멀티 플레이어'로 거듭날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는 지난 2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선발 우익수로 박세혁을 내세웠다.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다소 낯선 우익수 포지션에 선 박세혁은 우여곡절 끝에 데뷔전을 마쳤다. 첫 타구 판단 속도나 콜 플레이 등에서 2%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첫 경기였던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다. 두산은 이날 선발 포수로 양의지, 우익수 박세혁에 또다른 외야 요원 조수행을 후반 대주자로 출전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포수로 입단한 박세혁은 줄곧 포수로만 경기에 나섰다. 현재 두산에서 양의지에 이어 백업 포수로 번갈아가며 경기에 출전하고, 감이 좋을 때는 지명타자 혹은 대타로 타석에 선다.
하지만 박세혁이 변신을 준비한 것은 이번 스프링캠프. 팀 청백전이나 연습 경기에서 우익수와 1루수로 종종 나서며 수비 연습을 했다. 박세혁을 보다 다양하게 활용하기 위한 코칭스태프의 실험이기도 하다. 박세혁은 펀치력이 좋은 타자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안타를 쳐내는 집중력이 있다. 백업 요원이라 매 경기 꾸준히 출전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필요할 때 보여준 것들이 있는 타자다. 공격에서 가지고있는 장점이 뚜렷해 출전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잠재력이 폭발할 수도 있다. 그래서 주전 포수 구하기도 힘든 몇몇 타 팀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로 보인다.
김태형 감독도 박세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팀내 양의지 다음 두번째 포수는 단연 박세혁이다. 또 지난해 양의지가 부상으로 빠져있는 시기에 박세혁이 공수에서 버텨줬기 때문에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올 시즌 "박세혁의 출전 시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 예고했지만, 시범경기에서 사구 부상을 당하면서 개막 초반 계산이 어긋났다. 선수에게도, 팀에게도 아쉬운 부상이었다. 김태형 감독 역시 "시범경기때 타격 페이스가 정말 좋았는데 부상 때문에 밸런스가 흔들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처럼 박세혁을 우익수로 내보낸 것은 결코 즉흥적인 결정이 아니다. 김태형 감독은 새 외국인 타자 스캇 반 슬라이크가 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박세혁을 우익수 혹은 1루수로도 기용하는 다양한 활용법을 고민하고 있다. 경기수가 쌓이면서 양의지의 체력을 조절해주는 것도 필요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타격감이 좋은 박세혁을 동시에 쓸 수 있는 방법도 된다. 박세혁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3할5푼 2홈런 8타점으로 띄엄띄엄 출전에도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멀티 포지션에서 팀의 기대치를 어느정도만 충족을 시켜준다면, 더 먼 미래를 내다봤을때 최대 수혜자는 박세혁 본인이 될 수도 있다.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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