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가 이란전 승리로 활짝 웃었다. 납득할 만한 경기력을 보였다는 게 고무적이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23일 인도네시아 버카시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16강에서 황의조와 이승우의 골을 묶어 2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비교적 쉽게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11명의 선수들은 그라운드 전체를 폭 넓게 커버했다. 게다가 먼저 골이 나오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의미 있는 경기였다. 한국은 지난 17일 말레이시아전에서 충격의 1대2 패배를 당했다. 이 패배로 모든 게 꼬였다. 선제골을 내주면서 선수들이 급해졌고, 추가골까지 내줬다. 공격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팅을 통해 마음을 다잡았다. 20일 키르기스스탄전에선 1대0으로 이겼으나, 공격은 여전히 답답했다. 쉽게 풀리지 않을 과제 같았다. 그러나 김학범호는 이란전에서 보란 듯이 반등했다.
황의조의 선제골이 그 시작이었다. 한국은 전반 40분 황인범-김진야-황인범으로 이어지는 매끄러운 연계 플레이를 펼쳤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황인범이 크로스. 황의조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리드를 잡자 패스 플레이는 더욱 부드러워졌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선제골은 굉장히 중요하다. 경기 템포가 바뀌고, 자신감을 많이 얻을 수 있다. 우리 팀에 선제골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조직력을 갖출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중원에서 공격을 지휘한 황인범 역시 "경기에 들어가면서 골을 먼저 먹으면 안 된다. 골이 안 나와도 침착하게 하자고 했다. 전반 40분 정도에 득점이 나왔다. 득점이 선수들에게 주는 힘이 정말 크다는 걸 느꼈다. 그러면서 여유를 가지고 우리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음 경기 역시 먼저 실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골을 최대한 빨리 넣는 게 좋다"라고 밝혔다.
전방 압박도 돋보였다. 상대 진영에서 스리톱이 강하게 압박하니 이란은 뒤로 물러섰다. 패스 미스가 나오면서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공격적인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전략이다. 3일 휴식을 취하는 만큼, 다시 그라운드 전체를 커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황인범은 "감독님이 전술적으로 압박을 많이 요구하셨다. 선수들끼리 미팅을 하면서 지금까지 부족했던 모습을 이번 경기, 그리고 다음 경기에서 점점 없애버리자. 하나가 되자는 생각이 강했다. 20명이 하나가 돼서 뛰었다"고 했다.
우승을 위해선 3경기가 남았다. 일단 우승 후보 우즈베키스탄을 잡는 것이 관건. 김학범호는 이란전 승리로 '난적'들을 꺾을 수 있는 효율적인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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