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인천 문학구장.
4회초 투구를 마친 SK 와이번즈 선발 투수 메릴 켈리는 벤치로 들어간 뒤 직접 코칭스태프를 불렀다. 켈리와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SK 코칭스태프들은 바쁘게 움직였고, 5회초 마운드에는 윤희상이 등판했다. 4회까지 총 72개의 공을 던진 켈리는 4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펼쳤다. 마운드를 내려가기엔 분명 이른 타이밍이었다.
갑작스런 오른손 저림 증상이 켈리의 투구를 막아섰다. SK는 "켈리가 손저림 증상을 호소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 큰 부상은 아니다"라고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015년 SK 유니폼을 입은 켈리가 투구 중 손저림을 호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켈리는 KBO리그 첫 시즌이었던 지난 2015년 11승(10패)을 기록하면서 SK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듬해 9승(8패)에 그쳤으나, 2017년 16승(7패)을 거두면서 189탈삼진을 뽑아내면서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올 시즌에도 12승(7패)을 따내면서 SK가 정규리그 2위에 오르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올 여름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 탈수 증세 등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우려를 낳았다.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의 돌발 변수. 켈리 뿐만 아니라 SK 입장에선 최대의 위기였다. 3회말 김강민의 동점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었지만, 넥센 선발 투수 에릭 해커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렸다. 넥센 타선을 잘 막아내던 켈리가 갑작스럽게 마운드를 내려간 뒤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동료들이 힘을 냈다. 5회 김강민의 역전 솔로포, 6회 이재원의 투런포, 7회 최 정이 솔로포를 터뜨리면서 점수를 쌓아갔다. 급히 가동된 불펜 역시 윤희상을 시작으로 김택형, 정영일, 김태훈이 이어던지면서 넥센 타선을 봉쇄했다. SK의 5대1 승리. 켈리의 갑작스런 강판으로 무너질 수 있었던 분위기를 살린 것은 '원팀'의 힘이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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