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아쉬움과 걱정을 감추지 못하지만, 정작 선수는 국가대표로서의 역할에 대한 뜨거운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벌어진 '동상이몽'의 모습이다.
토트넘 주전 공격수인 손흥민은 14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홈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하고 곧바로 아랍에미리트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19 AFC 아시안컵에 출전중인 축구대표팀 '벤투호' 승선을 위해 피곤함을 뒤로한 채 일정을 재촉했다.
손흥민은 국가대표팀 합류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큰 듯 하다. 그는 맨유전을 마친 뒤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 2경기에서 2경기 모두 이겼다. 가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목표"라면서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늦게 합류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손흥민은 "많은 국민들께서 기대하고 있고 많이 기다려왔던 대회이다. 저도 마찬가지로 많이 기다렸다"면서 "가서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좋은 경기, 멋있는 경기 해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대한민국팀이 잘 할 수 있도록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소감을 보면 손흥민이 얼마나 태극 마크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지 그대로 알 수 있다. 또한 이번 대회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느낄 수 있다. 아마 소속팀 경기 일정에 여유가 있었다면 손흥민은 더 일찍 합류하려고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손흥민을 바라보는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내심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팀이 한창 상위권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기량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손흥민이 빠지면 전력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는 막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막을 수 없는 일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런 아쉬운 마음을 기자회견에서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이날 맨유전에 0대1로 패한 뒤 손흥민의 일시적 공백에 관해 "걱정을 안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이 차출돼 남은 선수들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나에게는 또 다른 시험무대다"라며 새로운 각오를 내비쳤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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