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무대' 올림픽사(史)에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유일한 기회.
야구는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퇴출됐다. 야구를 즐기는 나라가 많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결국 2012 런던, 2016 리우 대회는 야구 없이 치러졌다.
그러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야구와 소프트볼이 부활했다. 개최국인 일본의 강력한 의지 덕분이었다. 야구가 '국민 스포츠'나 마찬가지인 일본은 안방에서 올림픽 야구 종목 금메달을 획득하겠다는 포부가 확고했고,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다시 채택될 수 있게끔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을 단발성으로, 야구는 다시 올림픽 무대에서 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도쿄 다음 대회인 2024 파리올림픽에서 야구와 소프트볼이 제외될 확률이 크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22일 도쿄 대회에서는 정식 종목으로 치러지는 야구-소프트볼과 가라데를 제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도쿄올림픽이 끝난 이후 최종 확정이 되지만, 그동안 선례를 보면 조직위의 종목 제안은 특별한 사안이 아니라면 받아들여졌다. 소수 국가들만 즐기는 스포츠라는 야구에 대한 평가를 뒤집을만 한 근거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 도쿄올림픽이 중요해졌다. 올림픽 무대가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모든 국제 대회 중에서도, 스포츠인이라면 올림픽에 대한 가치를 가장 높게 생각한다. 야구처럼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퇴출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축구, 농구만큼의 '세계화'는 힘들지라도, 야구를 좋아하는 국가들 사이에서는 엄청난 자존심 싸움이기도 하다. 비록 '그들만의 싸움'이라는 평가를 듣더라도 좋은 성과를 차지하고싶은 명분과 이유는 충분하다.
아직 대회까지 1년6개월의 시간이 있지만 냉정하게 봤을 때 한국 대표팀이 또다시 금메달을 얻게 될 가능성은 낮다. 아마추어로만 구성해도 최고 전력으로 꾸려질 미국이나 올림픽에 사활을 걸며 몇년 전부터 전담 대표팀을 꾸려 준비해온 일본, 언제든지 막강한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는 중남미 국가들의 전력을 고려하면 쉽지가 않다. 여기에 한국 대표팀은 지난해 전임 사령탑 선동열 감독이 자진 사퇴하는 과정에서 큰 내홍을 겪었고, 아시안게임에서의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이미 기대치를 깎인 상황이다.
아무리 현실적인 전력 차이를 고려한다고 해도, 결국 야구 대표팀은 도쿄올림픽에서 베이징 대회에서 거뒀던 성과와 하나하나 비교를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김경문호'의 부담이 크다. 또 언제 야구가 올림픽 무대를 밟을지 확신할 수 없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과연 야구 대표팀은 최후의 목적지인 올림픽 무대에서 다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게 될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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