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신인 1,2차 드래프트에서 총 110명의 선수가 KBO리그 10개 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110명 가운데 대졸 선수는 21명이다.
1차 지명을 받은 10명의 선수 가운데, 대졸은 LG 트윈스가 지명한 이정용 한명 뿐이고 나머지 9명은 모두 고졸 선수였다. 2차 드래프트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2017년에 열린 2018년도 신인 2차 드래프트 당시 대졸 선수 지명 비율은 18%(100명 중 18명)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고, 2019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20%로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가 가장 많은 4명을 지명했고, 삼성 라이온즈는 한명도 택하지 않았다.
올해 여름에 열릴 2020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각 구단 담당 스카우트들은 하나같이 "올해 대학 졸업 예정인 선수들 가운데, 뽑을만 한 선수가 많지 않다. 최근 몇년 중에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동국대 외야수 최지훈, 홍익대 내야수 최태성, 단국대 외야수 양찬열 등 수도권에 돋보이는 야수들이 몇몇 있지만, 소수의 선수들을 제외하면 구단이 욕심을 낼만 한 선수가 많지 않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올해는 지난해 드래프트의 20%를 훨씬 밑도는 수치가 나올 수도 있다.
물론 냉정히 말하면 고졸 선수들과 비교해 현재 대학 선수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싹이 보이는' 선수들은 대부분 대학 진학 대신, 고등학교 졸업 후 곧장 프로의 길을 택한다. 예전에는 하위 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을 경우 선수 스스로 대학 진학을 원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러다보니 기본적으로 예전과 비교했을때 '대어급' 선수들이 대학야구에서 나오기가 힘들다. 또 구단들도 실력이 비슷한 수준이면 고졸 선수를 택한다. 대졸 선수는 입단하면, 1군에서 자리를 잡기 전에 병역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군대를 다녀오고, 2군에서 적응기를 거치면 순식간에 30살에 가까워진다. 슬프게도 대졸 선수에게는 불리한 여건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대졸 선수들이 실력이 떨어진다거나, 가능성이 없다고 봐서도 안된다. 올해 LG 신인으로 입단한 이정용은 드래프트 직후 "고등학교까지는 그저 그런 선수였지만, 대학교에서 실력이 일취월장했다"고 스스로 돌아봤다. 이정용 뿐만 아니라, 막상 1군 무대에서 자리를 잡는 속도는 고졸 신인들보다 대졸 신인들이 빠른 경우가 많다. 대학에서 쌓은 시간과 경력, 정신적인 성장을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구단들이 어린 선수들을 위주로 자체 팜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대졸 선수들은 결코 이점을 얻기 힘들다. 10개 구단 단장들은 지난해 이런 문제점에 공감하며 대졸 선수들을 위한 드래프트 방식 수정 혹은 추가 지명 등을 논의했지만 아직 합의된 것은 없다. 올해 드래프트 전후에서야 다시 논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야구는 분명 위기에 처해있다. 이전보다 수업 참여는 늘고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다보니, 기본기나 수비보다 보여지는 성적에만 '올인'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자체 경쟁력을 점점 더 떨어트리고 있다. 대학야구 '고사'도 먼 미래는 아닐 수 있다. 해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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