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강타자들의 전진 배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다시 한 번 '강한 2번 타자'가 이슈로 떠올랐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건 '2번 타자 박병호'였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캠프에서 박병호를 2번 타자와 3번 타자로 모두 시험해봤다. 시범경기에서도 계속 시켜보려고 한다. 4번 박병호는 잊어줬으면 한다. 강한 타자가 앞에 서면 득점력이 올라간다고 본다"고 했다. 강한 타자가 더 많은 타석에 들어가면서 생산력도 높아진다는 계산이다. 히어로즈에서 붙박이 4번 타자였던 박병호이기에 타순 변화는 더 큰 이슈가 됐다.
시범경기를 통한 테스트는 끝이 났고, 장 감독은 개막 2연전에서 '3번 박병호' 카드를 꺼내 들었다. 2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무려 3471일 만에 3번 타자로 나섰다. 대신 2번 타순에는 역시 장타력을 갖춘 유격수 김하성을 배치했다. 이 역시 꽤나 파격적인 선택. 김하성은 프로 데뷔 후 2번 보다는 중심 타선에서 더 많이 뛰었다. 지난해에는 2번 타자로 한 타석도 들어서지 않았다.
그 효과는 첫 경기부터 나타났다. 김하성과 박병호는 첫 타석에 나란히 범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3회초 무사 1루 연속 안타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5회에는 백투백 홈런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개막전부터 두 선수가 홈런과 함께 멀티 히트를 때려냈다. 24일 롯데전에선 김하성이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 박병호가 4타수 2안타 1득점을 마크했다. 앞, 뒤에서 연결이 좋지 않았으나, 2번 타순과 3번 타순에서 이틀 연속 안타로 감을 끌어 올렸다.
전진 배치로 연결이 매끄러웠다. 기본적으로 김하성과 박병호는 한 방이 있는 타자들이다. 김하성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쳤다. 박병호는 지난해 43홈런으로 홈런왕 경쟁을 했다. 2012~2015년에는 4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다. 게다가 박병호는 지난해 OPS(출루율+장타율) 1.175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기본적인 능력이 좋아 어느 타순에 들어가도 제 몫을 해준다. 김하성은 OPS가 리그 정상급이 아니지만, 빠른 발을 보유하고 있다. 2번 타순에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동료들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장 감독이 박병호의 타순을 고민할 수 있었던 건 주변 동료들의 능력에 대한 믿음 덕분이었다. 리그 정상급 리드오프 이정후가 있고, 장타력을 지닌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 등이 버티고 있다. 이들이 지난 시즌 같은 활약을 재현한다면, 거포 전진 배치 효과는 배가 될 수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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