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1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조아연(19·볼빅)은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 채를 처음 잡았다. 정식으로 훈련을 시작한지 1년 정도가 흐른 뒤 출전하는 아마추어 대회마다 우승을 휩쓸었다. 중학교 2학년 때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 최연소 국가대표가 돼 골프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한국여자프로(KLPGA) 투어 진입도 남달랐다. 초고속 승진이다. 준회원 선발전, 점프투어, 드림투어, 정규투어 시드전 등 보통 아마추어들이 걷는 길을 걷지 않았다. '제28회 세계아마추어골프팀선수권대회 개인전 1위' 자격으로 특전을 받아 2018년 10월 정회원이 됐다. 그리고 한 달 뒤 열린 '2019 KLPGA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서 수석을 차지했다.
그 '슈퍼루키'가 프로에 데뷔한 지 5개월 만에 일을 냈다. 11년 만에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우승 주인공이 됐다.
조아연은 7일 제주 서귀포시의 롯데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파72·6301야드)에서 열린 2019년 KLPGA 투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조아연은 조정민(24·문영그룹)을 한 타차로 제치고 깜짝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세 번째 루키 개막전 우승자가 된 조아연은 2008년 스포츠서울-김영주골프대회에서 우승했던 유소연(29·메디힐) 이후 11년 만에 KLPGA 국내 개막전을 우승한 신인이 됐다. 2017년에도 신인이었던 최혜진(20·롯데)이 효성 챔피언십을 우승한 적이 있지만, 이 대회는 해외에서 치러진 시즌 개막전이었을 뿐 국내 개막전은 아니었다.
조아연은 신인상 포인트에서 박현경을 제치고 단독 선두에 등극했다.
이날 조아연은 떨지 않았고, 김민선(24·문영그룹)은 떨었다. 3라운드 공동 7위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조아연은 '강심장'이었다. 라운드 막판 김민선과 우승구도가 압축된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버디를 낚았다. 15번 홀(파5)에서 김민선이 보기를 범하면서 공동선두가 된 조아연은 18번 홀(파5)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206m가 남은 상황이었고 슬라이스 뒷 바람이 불고 있었다. 조아연은 고민을 하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유틸리티를 잡고 쳤다. 사실상 투온이었다. 아쉽게 이글 퍼트는 놓쳤지만 가볍게 버디를 성공시켜 김민선을 한 타 앞선 채 경기를 마쳤다.
김민선은 두 홀을 남겨둔 상황. 결국 한 타 뒤진 채 맞은 18번 홀에서 평범한 퍼트에서 무너졌다. 환상적인 어프로치로 홀 컵 1m에 붙였지만 퍼트가 너무 강해 볼이 홀 컵 왼쪽 벽을 맞고 돌아 나왔다. 조아연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이었다. 조아연은 "어프로치 때까진 그린에서 봤는데 이후 연장전을 준비하기 위해 도로 쪽으로 빠져 있었다. 그런데 갤러리의 탄성을 듣고 보니 민선 언니가 반대 쪽에서 퍼트를 하고 있더라. 그 때 우승인 걸 직감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강심장'에 대한 질문에는 "멘탈이 그렇게 강하지 않다. 다만 나를 보는 분들은 멘탈이 강하다고 생각하시는데 나도 똑같이 떨린다. 겉으로는 떨지 않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언 샷이 강점인 조아연의 보완할 점은 거친 드라이브와 우드 샷이다. 그는 "쇼트게임도 부족하다. 아마추어 때 못 고친 거친 샷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우승 인터뷰장에서도 똑부러지는 말투로 당찬 소감을 밝힌 조아연은 롤 모델을 선정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배울 선수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배울 선수가 너무 많아서 롤모델을 정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서귀포=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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