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진으로도 경기가 되는 구나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지난달 19일 야구장에서 만난 한화 이글스 유격수 오선진(30)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활약만 놓고 보면, 그 다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한화는 시즌 초반 각종 악재가 겹쳤다.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가장 타격이 큰 부문 중 하나는 바로 주전 유격수 하주석의 부상이었다. 하주석은 3월 2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수비 도중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하주석은 최근 몇 년간 대체 불가 유격수였다. 수비에서 그를 뛰어 넘을 자원이 없었다. 올 시즌 전에도 한용덕 한화 감독은 "다른 포지션들은 다 두 명 이상 경쟁을 하는데 유격수는 부족하다. 하주석과 경쟁할 백업 선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올해 2군 스프링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한 오선진이 그 빈자리를 제대로 메우고 있다. 강경학이 부상으로 재활군에 머물고 있는 상황. 그나마 경험이 가장 많은 유격수가 오선진이었다. 오선진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한 감독은 "1군 캠프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본인이 많이 느낀 것 같다"고 했다. 오선진 스스로도 "당연히 자극을 받았다. 이러다 1군에서 못 뛰고 조용히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박해진 건 사실이다"라고 했다.
철저한 준비 덕분일까. 오선진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3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9리-2홈런-13타점-17득점을 마크하고 있다. 수비에선 실책 3개만을 기록 중이다. 9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선 연타석 홈런 포함 3안타-4타점으로 인생 경기를 했다. 오선진의 활약 덕분에 한화는 SK를 6대1로 꺾었다. 스윕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 유격수는 수비 부담이 큰 포지션이기에 공격 면에서 큰 기대를 걸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선진은 '3할'급의 활약으로 팀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화는 리빌딩 과정 속에 있다. 그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게 중간급 선수들의 활약이다. 올해로 30대에 접어든 유격수 오선진의 반전 활약이 더 빛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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