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KBO(한국야구위원회)는 올해 양팀 각 2회씩인 비디오판독 재량을 심판에게도 1회 부여했다. 양팀이 비디오판독 기회를 모두 소진한 뒤 벌어지는 승부처에서의 민감한 상황을 잡아내기 위한 취지도 있지만, 보다 공정한 판정을 통해 경기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도였다.
지난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LG 트윈스전에서 미묘한 상황이 나왔다. 양팀이 5-5 동점으로 맞선 9회초 무사 1루. LG 유강남이 롯데 구승민을 상대하다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그러나 문동균 주심은 사구 콜을 확실하게 내지 못한 채 유강남과 대화를 나눈 뒤 박근영 1루심을 불러 논의를 한 끝에 출루를 선언했다. 그러자 롯데 양상문 감독이 벤치를 박차고 나와 거칠게 항의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TV 느린화면 상으로는 구승민의 공이 배트를 들고 있는 유강남의 오른 팔뚝에 맞은 장면이 포착됐다. 하지만 유강남이 번트 자세를 취하다 빼는 과정이었기에, 상황에 따라선 스윙으로도 볼 만했다. 문 주심이 즉각 판정을 내리지 못한 채 1루심과 대화를 나눈 뒤에야 사구 판정을 내린 부분도 오해를 불러 일으킬 만했다. 심판 재량의 비디오판독을 활용했다면 보다 빠르고 명확하게 결정을 내릴 수도 있었다.
올 시즌 심판 재량 비디오판독이 실시된 것은 지난 4월 18일 사직 KIA-롯데전과 5월 8일 KIA-두산전 두 차례 뿐이다. 심판들이 깔끔한 판정으로 논란의 소지를 줄였다고 볼 수도 있지만, 새로 신설된 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고도 해석할 수도 있다. 보다 중요한 순간에서의 활용을 위한 대비 측면으로도 볼 수 있지만, 순간 상황에 의해 승패가 갈릴 수 있는 민감한 장면에서는 과감한 재량권 활용이 오히려 신뢰를 높이는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무용론'을 피할 수 없다. 좋은 취지로 만든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요구된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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