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28일 창원NC파크.
롯데 자이언츠 주장 손아섭은 이날 NC 다이노스전을 앞둔 선수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이날 경기부터 선수단의 복장을 '농군패션'으로 통일하자는 것. 손아섭의 제안에 베테랑부터 고개를 끄덕였고, 코칭스태프들까지 동참하기로 했다.
롯데의 농군패션 통일은 최근 수 년 동안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그동안 전준우, 나종덕 등 일부 선수들이 양말을 올려 신는 경우는 있었지만, 복장은 개성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하지만 이날 롯데 선수단은 야수들 뿐만 아니라 선발 투수 김원중까지 모두 남색 양말을 무릎 아래까지 올려 신는 농군패션으로 출전했다.
농군패션은 그동안 부진한 성적을 거두던 팀들이 심기일전 차원에서 행해왔다. 통일된 복장 속에 보다 근성 넘치는 플레이를 펼쳐 보이자는 각오가 담겨져 있다. 지난 주말 안방 3연전에서 첫 경기 승리 뒤 맥없는 2연패를 당하며 꼴찌 자리가 고착화 될 위기에 처한 롯데는 '농군 패션'으로 근성 부활을 노렸다.
롯데의 다부진 결의는 어이없는 실책 속에 무너지는 듯 했다. 1-0으로 앞서던 4회말 2사 2루에서 유격수 신본기가 크리스티안 베탄코트가 친 평범한 뜬공에 손을 내밀었지만 머리 뒤로 넘기는 일명 '만세'를 불렀다. 동점에 흔들린 김원중이 노진혁에게 역전 적시타까지 내주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롯데 타선은 5회말 무사 1루 찬스에서 세 타자 연속 범타로 물러났고, 6회초 1사 1, 2루 찬스에서 신본기가 NC 구원 투수 장현식에게 맥없이 삼진을 당하며 또다시 '패배 공식'을 향해 달려갔다.
농군패션의 힘이었을까.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롯데는 아수아헤의 좌중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데 이어 허 일의 우전 적시타까지 이어지며 역전했다. 손아섭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선 이대호의 싹쓸이 2루타에 이어 전준우가 이대호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2루타까지 만들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롯데는 7회말 2실점 했으나, 박진형과 고효준의 릴레이 계투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8회초와 9회초 각각 1점씩을 더 보태 9대4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하루 전 부산-경남 지역에 내렸던 폭우를 두고 "내 마음과 너무 똑같아 밖에 나갈 엄두도 못냈다"고 쓴웃음을 짓던 롯데 양상문 감독은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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