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4년 95억원(구단 발표 기준)에 FA 계약을 하고 LG 트윈스로 옮긴 차우찬, 과연 그만한 실적을 내고 있다고 봐야 할까.
차우찬은 이적 첫 시즌인 2017년 28경기에서 175⅔이닝, 10승7패,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하며 기대치를 채웠다. LG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차우찬이 로테이션의 한 축을 지켰다는 점은 인정받을 만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29경기에 선발로 나서기는 했지만, 심한 기복을 보이며 평균자책점 6.09으로 자신의 한 시즌 최저치를 기록했다. 12승을 올린 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올시즌 역시 지난해와 닮은 꼴이다. 본격적인 여름 들어 부진의 늪이 깊어지고 있다. 차우찬은 6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6안타를 얻어맞고 7실점하며 무너졌다. 4사구를 4개나 내줬고, 한복판 또는 높은 코스로 던지다 3회 프레스턴 터커에게 1점홈런, 5회 최형우에게 3점홈런을 허용했다. 구위, 스피드, 제구 모두 정상 수준서 미달이었다.
지난달 16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4경기 연속 5실점 이상을 기록했다. 3점대였던 평균자책점이 5.06으로 치솟았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5명 가운데 평균자책점 부문 23위로 처졌다. LG는 외국인 듀오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가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고, 5선발 이우찬의 선전으로 꾸준히 3,4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차우찬이 4경기 연속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해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지난해에는 '변명'할 여지가 있었다. 차우찬이 지난 여름 부진했던 원인 중 하나는 고관절 부상이었다. 차우찬은 지난해 슬럼프가 이어지던 7월 2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당시 LG 구단이 설명한 부상은 왼쪽 허벅지와 엉덩이 사이, 즉 고관절 통증이었다. 한 달 가까이 통증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는 것이다. 차우찬은 부상에서 돌아온 뒤에도 2경기 연속 8실점하는 난조를 보였다. 그러나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는 평가는 받을 만했다.
올해 부진의 원인은 아직 특별한 게 없어 보인다. 그저 컨디션 난조라고 해도 4경기 연속 대량 실점을 하는 상황에서 로테이션을 유지케 하는 건 득보다 실이 많다. 원인 파악이 된다면 휴식이 필요하다. 육안으로도 스피드와 제구력이 형편없이 나빠졌다. 최근 4경기서 21⅓이닝 동안 7홈런, 11볼넷, 2사구를 허용했다. 이전 13경기 등판서 내준 홈런은 불과 3개였다.
차우찬의 부진이 장기화에 접어들면서 LG는 외인 듀오와 이우찬을 제외하면 이제 선발진을 꾸리기도 힘들어졌다. 2년 만에 돌아와 선발로 5~6이닝을 꾸준히 버텨주던 류제국은 지난 1일 왼쪽 골반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류제국은 후반기를 기약하고 있다. 결국 불펜 보직을 맡고 있는 임찬규와 김대현을 다시 선발로 써야 한다. 김대현의 경우 류제국 순서였던 지난 5일 KIA전서 5이닝 10안타 5실점으로 역시 부진했다.
차우찬은 LG로 옮긴 이후 부상으로 한 두 차례 로테이션을 걸렀을 뿐 장기간 결장한 적은 없다. 지난해 10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에도 재활에 최선을 다해 매진한 결과 시즌 개막 로테이션에 포함되는 성과를 보였다. 여름 레이스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LG가 차우찬의 부진을 어떻게 다룰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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