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낭자들의 우승경쟁.
짚신 장수, 우산 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 같은 심정으로 늦은 시간까지 우승 소식을 기다린 국내 팬들은 잇단 탄식을 내뱉어야 했다.
끝까지 살아남아 메이저 퀸에 오른 주인공은 고진영(24)이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4번째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410만 달러)에서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고진영은 29일(한국시각)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6527야드)에서 끝난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로 공동 2위 김효주(24)와 펑산산(중국), 제니퍼 컵초(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시즌 3승과 통산 5승을 달성했다. 4월 ANA 인스퍼레이션에 이은 올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한 시즌 메이저 2승은 2015년 박인비가 여자 PGA 챔피언십과 브리티시오픈을 제패한 이후 4년 만이다.
올시즌 가장 먼저 3승 고지에 오른 고진영은 우승 상금 61만5000달러(약 7억2000만원)를 보태 시즌 상금 198만3822달러로 상금 랭킹 1위에 올랐다. 29일 자 세계 랭킹 1위도 예약했다. 이미 선두를 달리던 올해의 선수, 평균 타수 부문은 굳히기에 들어갔다. 바야흐로 '고진영 시대'의 개막이다.
이날 현지에는 악천후로 경기가 2시간 미뤄진 채 열렸다. 궂은 날씨가 변수가 됐다.
3라운드까지 김효주가 1타 차 단독 선두, 박성현(26)이 2위, 고진영은 박인비(31)와 함께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3위를 기록했다. 고진영은 선두 김효주와 박성현과 함께 챔피언조에서 출발했다.
가장 먼저 우승권에서 멀어진 선수는 박성현이었다. 전반에 1타를 잃은 박성현은 11번 홀(파4)에서 티샷 미스로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선두와 격차가 5타로 벌어졌다.
악몽은 선두 김효주에게로 번졌다. 이븐파로 1타 차 선두를 유지하던 김효주는 14번 홀(파3)에서 티샷이 벙커로 들어갔고, 벙커탈출에 실패하면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갑작스레 선두로 나선 고진영은 한국선수 대신 외국인 선수들과 선두 경쟁을 펼쳐야 했다. 컵초와 펑산산에 1타 차로 추격을 당하던 고진영은 17번 홀에서 중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 경쟁에 쐐기를 박았다.
박성현은 10언더파 274타로 공동 6위, 박인비는 9언더파 275타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태극낭자들은 올해 열린 네 차례 메이저 대회 가운데 3승을 따냈다. 고진영이 ANA 인스퍼레이션과 에비앙 챔피언십을, 이정은(23)이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또한 올해 열린 21개 대회에서 절반에 가까운 10승을 합작하는 저력을 보였다. 태극낭자들은 여세를 몰아 8월1일 개막하는 올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에 도전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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