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크로스 한 방으로 자신이 왜 한국에 왔는 지를 입증했다.
수원 삼성이 중요한 경기를 잡았다. 수원은 30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의 K리그1 2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수원은 승점 32점이 되며 상위스플릿 6위 자리를 지킴과 동시에 5위 대구와의 승점 차이를 1점으로 줄였다. 중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귀중한 승점 획득이다.
사실 수원 입장에서는 대구전을 앞두고 불안감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7월 들어 3연승 행진을 벌였지만 상대가 최하위권이거나 급격하게 전력이 떨어졌던 제주 유나이티드-인천 유나이티드-상주 상무였다. 그러다 지난 21일 성남FC에게 1대2로 패했다. 이전 3연승이 대진운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번 대구전이 중요했다. 실력으로 증명해야 했다.
대구전을 앞두고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이적 시장 마감을 앞두고 호주 국가대표 미드필더 테리 안토니스(25)를 영입한 것이다. 수원은 미드필더 중 핵심이던 사리치가 팀을 떠남에 따라 급하게 호주 멜버른 빅토리에서 뛰던 안토니스를 데려왔다. 주전 선수 중 부상, 징계 발생시 수비수 양상민, 박형진은 끌어 올려 쓸 정도로 미드필더 사정이 열악했던 수원이기에 사리치의 빈 자리를 메울 전력이 무조건 필요했다.
안토니스는 지난 23일 입단해 새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이번 대구 원정길에 올랐다. 그리고 교체 멤버로 대기했다.
수원은 전반 바그닝요의 선취골로 앞서나갔다. 맹렬하게 골문을 향해 돌진하던 신세계가 수비에 걸려 넘어진 틈을 타 혼란스러운 상황 속, 바그닝요가 공을 향한 집중력을 보이며 행운의 골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불안했다. 골이 나오기 전까지 전반 경기는 이렇다 할 공격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대구에 끌려다녔다.
후반 역시 마찬가지. 대구의 마무리가 좋지 않아 다행이지, 수원은 계속 주도권을 상대에 내주며 불안한 리드를 지켰다.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으로 간간이 공격에 나설 뿐이었다. 이날 슈팅 수는 24-8로 대구의 압도적 우위였다.
그 흐름을 바꾼 게 안토니스였다. 안토니스는 후반 15분 바그닝요과 교체돼 들어가며 K리그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중원에서 동료들에게 패스를 뿌리며 적응에 나선 안토니스는 후반 30분 완벽한 신고식을 했다. 역습 상황 중원 왼쪽에서 공을 잡았다. 전방 타가트가 수비수를 제치고 달려드는 모습을 포착했다. 비교적 먼 거리였지만, 안토니스의 롱 크로스가 대구 수비수의 키를 넘어 타가트에게 정확히 배달됐고, 타가트는 발만 갖다대며 쐐기골을 만들어냈다. 상대의 허를 완벽히 찌른 환상 크로스. 호주 출신인 두 사람은 10대 중반부터 인연을 맺어 친분이 두터운데, 그 친분을 이 골로 증명했다.
30분 활약으로 정확한 능력을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안토니스는 인상적인 크로스 한 방으로 수원의 걱정을 덜어주게 됐다. 수원은 타가트가 이날 골까지 5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중원에서 타가트를 도울 확실한 도우미 한 명이 추가된다면 중상위권 싸움에서 더욱 힘을 낼 수 있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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