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뭔가에 홀린 듯했다.
KIA 타이거즈의 '젊은 피'들은 지난 8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올 시즌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무려 5개의 실책을 쏟아냈다. 평범한 플라이와 땅볼 포구 실패는 물론 주루에서 '본헤드(bone head) 플레이'까지 범했다. 미스터리였다. 0-11로 크게 뒤지던 7회 말 1사 1, 3루 상황에서 박찬호가 우익수 키를 넘겨 우측 담장을 맞추는 적시타를 때려냈다. 2타점 2루타가 연출돼야 하는 상황. 3루 주자 이창진은 홈을 밟았는데 1루에 있던 오정환이 2루를 지나자마자 넘어진 뒤 1루로 귀루하기 시작했다. 오정환이 1루까지 내달리자 박찬호는 더 이상 진루하지 못하고 1루에 섰다. 1루 베이스에는 오정환과 박찬호가 함께 서 있는 이상한 풍경이 연출됐다. 그 사이 키움 수비는 2루 베이스를 터치하며 아웃카운트를 늘렸고 진루 의무가 있던 오정환은 아웃됐다.
오정환의 황당한 플레이는 박찬호의 타구가 잡힌 것으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주루시 홈으로 뛰라고 팔을 돌리는 김종국 작전코치의 수신호와 박찬호의 움직임을 보지 못한 건 '야구센스'를 의심케 만들 수밖에 없었다. 오정환은 지난 9일 곧바로 2군행 통보를 받고 말았다.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타선에서도 세대교체를 시도하고 있다. 8월 말부터 '가을야구'에 대한 엷은 희망마저 사라지자 본격적으로 타선 리빌딩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최근 '캡틴' 안치홍이 손가락 부상 누적으로 시즌 아웃돼 자연스럽게 리빌딩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KIA의 젊은 피들은 코칭스태프가 자신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남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물론 좋은 성적을 내면 좋겠지만 성적보다 앞선 건 '내년을 위한 대비'다. 숨겨진 잠재력을 조금이나마 폭발시켜주길 기대하는 것이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 보여줄 수 있는 패기와 열정을 그라운드에서 뿜어내주면서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는 관중들에게 기대감을 안겨줄 수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
'개그야구'로 인해 KIA의 젊은 피들에게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다만 연착륙을 위해선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때문에 8일 키움전 실책으로 인해 의기소침해지면 안된다는 것이다. 비난을 약으로 삼아야 한 단계 성숙한 선수와 스타로 성장할 수 있다. 그렇게 KIA의 원석들은 비바람을 견디면서 단단해지게 될 것이다. 부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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