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단기전은 역발상의 무대다. 상대의 예측을 무력화 해야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키움 히어로즈 좌완 이승호(20)가 한국시리즈 데뷔 무대에서 팀의 포스트시즌 첫 선발승을 아쉽게 놓쳤다. 이승호는 23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4안타(1홈런) 3볼넷, 2탈삼진 2실점 했다. 5-2로 앞선 6회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팀의 첫 선발승을 눈 앞에 뒀지만 9회말 불펜이 역전을 허용하며 무산되고 말았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의미 있는 호투였다. 지난 9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당시 4⅓이닝 2실점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던 아쉬움을 털어냈다.
5회를 넘기며 선발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3회 멋진 견제사가 있었다. 2-0으로 앞선 3회말 1사 후 이승호는 8번 김재호에게 이날 첫 안타를 허용했다. 박세혁 타석 3B2S 풀카운트. 자동으로 런 앤 히트가 걸리는 상황. 7구째를 던지기 앞서 이승호는 견제구 2개를 잇달아 던졌다.
1루주자 김재호가 '이만 하면 됐겠지' 하는 순간, 이승호는 또 한번 홈 대신 1루로 빠르게 공을 던졌다. 삼진에 대비해 최대한 일찍 스타트를 끊었던 김재호가 허를 찌른 삼세번 견제에 꼼짝 없이 걸려들었다. 1루수가 유격수에게 던진 공에 2루에서 태그 아웃.
덕아웃으로 들어온 백전노장 김재호는 크게 탄식하며 아쉬워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국시리즈에 첫 등판한 약관의 이승호가 산전수전 다 겪은 김재호를 잡아내는 순간. 두산이 자랑하는 발야구에 순간적인 브레이크가 걸렸다.
박세혁의 볼넷이 이어졌기에 만약 견제사를 잡아내지 못했다면 1사 1,2루 위기에 몰릴 뻔 한 상황. 견제사 덕분에 단 38구 만에 3이닝을 마친 이승호는 투구수 조절에 성공하며 5이닝을 넘길 수 있었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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